두 달 넘게 분화하고 있는 미국 하와이 제도 하와이섬(일명 빅아일랜드) 동단 킬라우에아 화산에서 흘러넘친 용암 덩어리가 인근 해상에 있던 관광객 보트에 떨어져 23명이 부상했다고 하와이 카운티 방재당국이 16일(현지시간) 밝혔다.
현지매체 하와이뉴스나우, AP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 주말 '라바 오션 투어 보트'라는 관광업체에서 운영한 보트로 용암 덩어리가 날아들면서 보트 지붕에 농구공 크기만 한 구멍이 났다.
또 우박처럼 작은 용암 덩이가 쏟아지면서 탑승객 23명이 다쳤다.
하와이 카운티 방재 당국은 20대 여성 한 명은 대퇴골 쪽을 크게 다쳐 위독한 상태라고 밝혔다.
다른 3명은 병원에 옮겨졌으나 안정을 되찾았고, 나머지 승객들은 가벼운 찰과상 등을 입었다.
이들은 당시 보트를 타고 킬라우에아 화산에서 흘러내린 용암이 바닷물에 닿는 모습을 관광 중이었다. 이곳에서는 라바 오션 투어를 포함해 최소 3곳의 회사가 한 사람당 220달러를 받고 일일 용암 투어를 운영한다.
사고는 바닷물에 닿은 용암이 작은 폭발을 일으키면서 '용암 폭탄'이 보트에 날아들어 일어났다.
목격자들은 화와이뉴스나우에 "용암 덩이가 투어 보트의 천장을 뚫고 떨어졌고 일부는 관광객들을 바로 위협했다"고 말했다.
해당 보트 선장이자 소유주인 셰인 터빈은 AP통신에 20여 분간 해안에서 약 460m가량 떨어진 해역을 지날 때는 폭발을 보지 못했고, 약 230m 떨어진 곳까지 접근했을 때 갑자기 거대한 폭발이 덮쳤다고 전했다.
1983년부터 빅아일랜드에 거주하며 수년간 투어 보트를 운영했던 터빈은 이날 폭발은 본적도, 문서로 접한 적도 없는 것이었다며 이전에 경고 징후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화산 전문가들은 섭씨 1천 도가 넘는 용암이 차가운 물에 닿으면 순간적으로 작은 바위 덩이가 발사체처럼 주변으로 날아갈 수 있다고 경고한다.
미 해안경비대는 지난 5월 빅아일랜드 연안에 안전구역을 설정, 연안 입구에서 300m 이내로는 접근을 차단하고 있다. 다만 숙련된 보트 운영 업체에 특별 면허를 발급해 50m 이내에서 용암을 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사고 발생 이후에도 해당 관광업체 측은 용암이 흘러내린 바닷가 주변으로 전에 볼 수 없는 짜릿한 경험을 하는 관광 일정이라고 소개하면서 투어 보트 운영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방재당국은 용암에 의한 부상 가능성을 경고하면서 화산 분화 주변 지역에서 관광상품을 팔지 못하도록 하고 있으나, 일부 관광업체들은 킬라우에아 화산을 테마로 한 관광상품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미국지질조사국(USGS) 화산학자 웬디 스토벌은 "용암 폭탄은 가공할 위력을 갖고 있다. 때로는 반경 몇 킬로미터까지 날아가기도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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