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제헌절은 2008년부터 정부가 법정공휴일에서 제외했지만 현대ㆍ기아차에선 여전히 단체협약상 휴무날이다. 현대ㆍ기아차가 근로자들에게 일하기 좋은 ‘꿈의 직장’이라는 얘기도 나오지만, 최근 현대차 노동조합이 7년 연속 파업을 결정한 것을 계기로 잘못된 노사관계 관행을 그대로 상징하는 것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현대ㆍ기아차에서 단체협약에 여전히 휴무일로 유지되는 날은 제헌절 말고도 더 있다. 2006년 공휴일에서 제외된 식목일은 물론 회사 창립기념일, 노조 창립기념일도 휴무일이다. 또 설날과 추석 휴일의 경우 기아차는 주ㆍ야간 근무의 특수성을 들어 법정휴일인 3일보다 하루씩 많은 4일씩을 휴무로 정해놓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쌍용차, 한국GM, 르노삼성자동차 등 경쟁사 근로자들은 제헌절에 일을 하지만 현대ㆍ기아차 공장은 멈춰 선다”며 “일반 근로자보다 현대ㆍ기아차 직원은 연간 5, 6일 가량을 더 쉰다”고 말했다.
사측에선 단체협약상 규정된 이 같은 약정휴일을 일부 축소하자고 제안했지만 노조는 거부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한 관계자는 “대리까지만 노조 조합원 자격이 부여돼 과장급부터는 제헌절과 식목일에 나와서 일을 해야 한다”며 “노조원에 대한 어마어마한 혜택 때문에 일부 직원들이 사내에서 승진을 거부 등의 행동이 벌어진다”이라고 말했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