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건설노조, 254억원 체납액 해결 촉구
“도지사는 의지 없이 평화와 번영만 외쳐”
“너무 억울하고 배고파서 이 자리에 나왔다.”
17일 오전 강원도청 브리핑룸을 찾은 한 근로자는 “춘천시 등 공공기관이 발주하고 감독하는 현장에서 조차 임금 체불이 일어나고 있으나 마땅한 대책이 없어 약자의 눈에선 피눈물이 난다”고 울분을 토해냈다. 그는 이어 “심지어 춘천시 신청사 공사현장에서도 임금이 제때 지급되지 않아 큰 어려움을 겪었다”며 “이런 문제가 반복되면 건설현장 근로자들은 거리로 내몰리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강원건설노동조합이 이날 ‘강원대금알림e’ 즉각 시행 등 건설현장의 임금체납을 방지시스템 구축을 강원도에 요구했다.
이 시스템은 강원도가 공사대금과 인건비 등이 제대로 지급됐는지 파악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지난해 7월27일 최문순 강원지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시연회를 갖기도 했다.
노조 측이 밝힌 지난해 도내 건설현장의 체납액은 254억원이다. 체납 방지시스템을 도입해 체납액이 0원인 서울시와 대조적이다. “강원지역의 경우 공기를 맞추기 위해 밤낮 없이 일한 근로자들이 대가를 받지 못해 유일한 생계수단인 건설기계를 압류당하는 등 가정경제 파단으로 파장이 커지고 있다”는 게 노조의 주장이다.
노조는 “올해부터 도내 전체 관급공사에 ‘강원대금알림e’시스템을 도입하겠다는 최문순 지사의 약속은 온데 간데 없다”며 “사회적 약자들에 대한 문제조차 해결하지 못하는 도지사가 평화와 번영이라는 거대 담론을 논한다는 것 자체가 모순”이라고 꼬집었다.
글ㆍ사진 박은성 기자 esp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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