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식 전까지 5일간 자율 참여
첫날 33% 결석… 학교는 ‘난감’
경기 안양시 연현초등학교 학부모들이 인근 아스콘 공장 재개동 움직임에 반발, 17일 자녀의 등교를 거부했다.
도교육청에 따르면 연현초 재적학생 673명 중 224명(33%)이 이날 등교하지 않았다. 16일 학부모 긴급회의에서 방학식(24일) 전날까지 주말을 뺀 5일간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지 않기로 결정한 데 따른 것이다. 학부모들은 ‘학생 건강권을 지키기 위한 부득이한 결정’이나, 참여 여부는 자율에 맡기기로 했다.
학교는 이날 나오지 않은 학생들에 대해 ‘무단결석’ 처리했다. ‘항의차원의 집단 등교거부는 천재지변, 전염병, 가족사망 등 예외적 출결인정 사유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게 당국의 설명이다. 박광숙 안양교육지원청 장학사는 “학부모들을 만나 설득했으나 입장이 워낙 강경했다”며 “학기말 교육과정 운영이 중요한 시기여서 더욱 안타깝다”이라고 말했다.
연현마을 주민과 아스콘 공장을 운영하는 제일산업개발㈜과의 갈등은 근처에 아파트가 입주하기 시작한 2002년으로 거슬러올라간다. 주민들은 공장에서 발생하는 심한 악취로 두통과 수면장애를 호소하며 공장 폐쇄를 요구했고, 경기도는 지난해 3월 대기정밀검사에서 벤조피렌 등 발암물질 등이 검출되자 같은 해 11월 공장 가동 중지 명령을 내렸다.
하지만 지난 9일 공장이 낸 가동 재기신고를 경기도가 수리, 주민 반발은 다시 거세지고 있다. 행정기관의 오락가락 행보를 믿을 수 없다는 것이다. 안양시는 현재 공장이 11일 낸 악취배출시설 변경신고를 받아들일지 검토 중이다. 안양시 관계자는 “처리기한이 10일 이내여서 전문가들에게 자문하고 있다”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유명식기자 gij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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