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란이 자국에 대한 제재를 복원하려 하는 미국 정부를 국제사법재판소(ICJ)에 제소했다.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은 16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오늘 이란은 일방적인 제재를 불법적으로 복원하려는 미국의 책임을 따지고자 ICJ에 소송을 냈다”고 밝혔다. 이어 “이란은 미국이 외교적, 법적 의무를 모독하는데도 법치에 충실했다. 국제법을 어기는 미국의 버릇에 반드시 대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지난 5월 8일 이란 핵 합의(JCPOAㆍ포괄적공동행동계획) 탈퇴를 선언했다. 오는 8월과 11월 두 차례에 걸쳐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인 2015년 단계적 핵 합의에 따라 완화했던 대이란 제재를 다시 복원키로 했다. 그러나 핵합의 서명국인 영국과 프랑스, 독일, 러시아, 중국 등 5개국과 유럽연합(EU)은 이란과 핵 합의를 유지하기로 뜻을 모으고 미국의 제재를 면할 방안을 모색 중에 있다.
바흐람 거세미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란과 미국과 대화 가능성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에 전화해 대화를 요청할 날이 있을 수도 있다”며 “과거와 마찬가지로 미국이 먼저 요청할 가능성이 더 큰 것 같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이란을 더 제재하다 보면 언젠가 이란이 내게 협상하자고 전화를 걸어올 것”이라고 말한 데 대한 이란 정부의 공식 대답인 셈이다. 거세미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 발언에 대해 “단순한 농담인지, 진지한 말인지 모르겠다”며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는 반응을 내보였다.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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