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바른미래당 전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이 문재인 정부를 향해 각을 세우면서, 차기 당권 도전 의사를 내비쳤다.
손 전 위원장은 16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동아시아미래재단 주최로 열린 토론회에 참석, “우리는 아직 제왕적 대통령제의 모순에 시달리고 있다. 대통령 보좌진과 내각의 갈등은 국정 운영의 혼란을 야기하고 있다”며 “비서진들의 전횡이 날로 가중돼 민생과 직결되는 고용과 관련해서 자료와 통계를 속여 대통령을 바보로 만들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손 전 위원장은 그러면서 “책임총리와 책임장관은 이미 동화 속의 옛말이 됐다”고도 했다.
손 전 위원장은 현 정부의 최저임금인상과 노동시간 단축 문제도 비판했다. 그는 “저는 2012년 ‘저녁이 있는 삶’을 말했다. 제가 생각하는 ‘저녁이 있는 삶’이란 적정한 노동의 대가로 가족과 함께 따뜻한 저녁을 먹을 수 있는 삶을 의미한다”며 “노동시간 단축과 임금인상 때문에 오히려 일자리를 빼앗기면 ‘저녁이 없는 삶’으로 되돌아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손 전 위원장은 최근의 정치 지형과 관련 “대한민국은 좌측으로 상당히 이동했다”며 “다음 총선에서 집권 여당 또는 범여권이 개헌선을 확보한다면 민주주의가 위기에 빠질 염려가 있다. 무소불위의 권력을 가진 대통령의 연임제로 개헌이 되면 견제와 균형이 생명인 민주주의에 심각한 불균형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손 전 위원장은 마지막으로 “새로운 세대가 한국정치의 앞날을 맡아야 하고 이를 위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하면서 “저도 저에게 주어진 마지막 기회를 한국정치의 미래를 위해 헌신으로 바치고자 한다”고 마무리했다. 손 전 위원장의 이날 언급을 두고 바른미래당 안팎에서는 9월 초로 예정된 전당대회에서 당권 도전 의사를 간접적으로 내비친 것 아니냐는 얘기가 흘러나왔다.
김성환 기자 bluebir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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