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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과 0.01초 오차 없이 영화음악 연주… 필름콘서트 묘미 느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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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과 0.01초 오차 없이 영화음악 연주… 필름콘서트 묘미 느껴볼까

입력
2018.07.17 04:40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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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주요장면에 흐르는 삽입곡 

 오케스트라가 현장서 직접 연주 

 “클래식 관객층 넓히는데 일조” 

 해외선 이미 인기 공연 장르로 

 내달 3, 4일 롯데콘서트 홀서 

 ‘스타워즈 인 콘서트’ 열려 

지난해 싱가포르 에스플러네드 극장에서 열린 영화 '스타워즈' 필름콘서트. 해외에서는 '해리포터' 'ET' 등 인기 영화가 필름콘서트로 이미 제작됐을 정도로 인기 공연 장르로 성장했다. DISNEYCONCERTS 제공
지난해 싱가포르 에스플러네드 극장에서 열린 영화 '스타워즈' 필름콘서트. 해외에서는 '해리포터' 'ET' 등 인기 영화가 필름콘서트로 이미 제작됐을 정도로 인기 공연 장르로 성장했다. DISNEYCONCERTS 제공

지난해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 ‘라라랜드 인 콘서트’는 뮤지컬 영화 ‘라라랜드’와 오케스트라가 결합한 공연이다. ‘라라랜드’를 스크린으로 보며 영화음악을 연주로 들을 수 있었다. 3회 공연 모두 매진됐고, 1회 추가 공연이 이뤄졌다. 애니메이션 명가 픽사가 제작한 애니메이션 14편의 주요 장면과 라이브 음악을 함께 즐길 수 있게 한 ‘픽사 인 콘서트’ 공연도 표가 다 팔렸다. 중국 영화음악가 탄둔(영화 ‘와호장룡’으로 미국 아카데미영화상 음악상을 수상)이 참여한 무협영화 3편의 영상과 음악을 함께 소개한 ‘탄둔 무협영화 3부작’도 인기몰이에 성공했다. 클래식 전용 연주홀에서 대형 스크린으로 영화를 보면서 오케스트라의 생기 넘치는 음악을 듣는 ‘필름 콘서트’는 이제 인기 공연 장르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영화 팬과 클래식 애호가를 아우르는 필름콘서트는 해외에서 시장 가능성을 먼저 확인했다. 지난해 영화 ‘스타워즈’ 시리즈로 만든 필름콘서트 공연을 최초로 한 곳은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다. 미국에서 가장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곳이다. 국내에서도 ‘스타워즈’를 가로 12m, 세로 6.5m의 초대형 스크린으로 감상하며 오케스트라의 생생한 음악을 즐길 수 있다. 다음달 3, 4일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리는 ‘스타워즈 인 콘서트: 새로운 희망’에서다.

오케스트라가 연주한다지만 필름콘서트는 여느 클래식 연주회와 다르다. 영화 장면에 맞춰 0.01초까지 정확히 연주해야 한다. “지휘자와 연주자는 영화를 볼 여유가 없어요. 이미 정해져 있는 템포에 무조건 맞춰야 하기 때문에 템포를 완전히 몸에 익히기 위해 영상을 수십 번도 더 봤습니다.” 백윤학 지휘자의 말. 그는 지난해 필름 콘서트 ‘픽사 인 콘서트’와 ‘미녀와 야수’를 지휘했고, 다음달 ‘스타워즈’ 필름콘서트에서도 지휘봉을 잡는다.

지난해 '픽사 인 콘서트'와 '미녀와 야수'에 이어 올해 '스타워즈' 필름콘서트에서도 지휘봉을 잡는 백윤학 지휘자. 롯데콘서트홀 제공
지난해 '픽사 인 콘서트'와 '미녀와 야수'에 이어 올해 '스타워즈' 필름콘서트에서도 지휘봉을 잡는 백윤학 지휘자. 롯데콘서트홀 제공

오차가 거의 없는 연주의 비밀은 지휘자용 영상에 있다. 필름콘서트 지휘자의 보면대 위로도 영화 전체 영상이 흐르는데 관객이 보는 영상과 다르다. 영상 위에서 초시계가 깜박거린다. 백 지휘자는 “이미 영화에 삽입돼 있던 버전을 그대로 연주하는 게 목표기 때문에 메트로놈 단위가 소수점 아래까지 세밀하게 정해져 있다”며 “아예 박자를 세어 주는 이어폰을 귀에 꽂는 지휘자도 있다”고 말했다. 백 지휘자 역시 처음에는 이어폰을 사용하다가 지휘자와 오케스트라의 자연스러운 조합이 사라지는 것 같아 지금은 이어폰은 사용하지 않는다.

기계적으로 지휘하고 연주할 것 같지만 필름콘서트는 만만치 않은 작업이다. 황장원 음악평론가는 “음악도 살고, 영화도 돋보이게 하기 위해서는 지휘자의 노련함이 중요하다”며 “특히 관객들이 들으면 누구나 아는 음악일 경우, 기존 음악에서 벗어나거나 수준에 미치지 못하면 관객들이 알아차리기 쉬워 지휘자에게 힘든 작업일 것”이라고 말했다.

필름콘서트는 두 가지 방식으로 나뉜다. ‘픽사 인 콘서트’처럼 영화 주요 장면에 음악을 연주하거나 ‘스타워즈’ ‘미녀와 야수’처럼 영화 전체를 상영하면서 삽입된 음악을 그대로 들려준다. 미국과 영국에서는 ‘해리포터’와 ‘글래디에이터’ ‘타이타닉’ ‘E.T’ 등 인기 영화 전체를 연주와 함께 보여주는 필름콘서트로 공연되고 있다. 거장 지휘자 사이먼 래틀은 2015년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함께 ‘인디아나 존스’ ‘E.T’ ‘스타워즈’ 등 유명 영화음악을 연주하는 콘서트를 열기도 했다. 황장원 음악평론가는 “클래식 청중은 해외에서도 줄어드는 추세”라며 “영화에서도 음악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음악이 중요하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 기획되는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

필름콘서트는 영화 팬들을 클래식홀로 불러 들여 클래식 관객층을 넓히겠다는 의도를 지니고 있다. 겉으로는 클래식이 영화에 의존하는 것 같지만 영화가 클래식에 진 빚도 만만치 않다. 20세기 영화음악은 클래식을 바탕으로 발전했다. 백윤학 지휘자는 “‘스타워즈’ 시리즈 음악을 작곡한 존 윌리엄스는 바그너가 사용했던 유도동기처럼 장면과 캐릭터에 따른 음악을 사용했다”며 “게다가 오리지널 악보대로 지휘하는 기회를 얻어 지휘자로서도 굉장한 영광”이라고 말했다. 2005년 미국영화연구소(AFI)는 ‘스타워즈 새로운희망’ 사운드트랙을 미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영화음악으로 꼽기도 했다.

음악인들에게는 콘서트홀에서 음악보다 영화가 주가 된다는 아쉬움이 남지는 않을까? “발레와 같은 무용과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돼요. 음악은 무용수에 맞출 수밖에 없잖아요. 필름콘서트 역시 영화를 중심으로 진행되지만, 음악이 빠진다면 영화가 절대 완성될 수 없어요. 음악이 좋다면 영화의 감동은 더욱 배가 되고요. 음악과 영화는 그런 관계가 아닐까요?”(백윤학 지휘자)

황장원 평론가도 “단순히 영화와 음악을 함께 들려준다고 예술성이 돋보이는 것이 아니라, 영화와 음악이 얼마나 밀착 돼 있는지, 음악 수준이 얼마나 높은지, 오케스트라의 연주력과 지휘자의 역량 모든 것이 더해져 훌륭한 필름콘서트가 완성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양진하 기자 realh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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