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상과학 영화에서나 볼 수 있었던 ‘하늘을 나는 택시’가 조만간 현실 세계에 등장할 전망이다. 영국의 엔진 제조업체인 롤스로이스는 향후 10년 내 비행 택시를 상용화하는 것을 목표로 비행 택시를 개발 중이다.
15일(현지시간) BBC 등에 따르면 롤스로이스는 이날 수직이착륙(EVTOL) 차량의 추진 시스템에 대한 구상을 발표했다. 차량은 가스 터빈 기술을 사용해 6개의 추진 장치에 전력을 공급하는 방식으로 굴러 가는데, 소음이 적도록 설계된 게 특징이다. 차량은 또 날개가 90도로 회전해 수직으로 이착륙하는 게 가능하다. 최대 5명까지 탈 수 있으며, 최고 시속 402㎞로 약 800㎞를 날아다닐 수 있다는 설명이다. 터빈에 연료를 공급하면 전기 배터리를 충전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통근자들의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롤스로이스 측은 “현재 진행 중인 하이브리드 전기 추진 능력 개발작업이 성과를 거둔다면, 이르면 2020년대 초중반쯤에는 상용 모델을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비행 택시 개발에 대한 경쟁도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유럽 최대 항공기 제조사인 에어버스와 미국의 차량 공유 서비스 업체인 우버를 비롯, 구글의 창업자 래리 페이지가 후원하는 스타트업 키티호크 등 다수의 스타트업이 해당 분야에 뛰어든 상태다. 블룸버그는 “세계에서 가장 큰 비행기에 엔진을 공급해 온 롤스로이스가 이보다 훨씬 작은 항공기인 비행 택시 개발에 뛰어들었다”며 “롤스로이스는 오랜 역사의 엔진 제조 경험이 있다는 게 강점”이라고 언급했다. 1906년 자동차 제조업체로 시작한 롤스로이스는 제1차 세계대전 개전 무렵 세계 최초로 항공기 엔진을 제작한 바 있다. 자동차 사업부는 1970년대 분사해 현재는 독일 BMW 산하에 있다.
한편 롤스로이스는 비행 택시 개발을 위해 여러 회사와 협업할 뜻을 밝히기도 했다. 롤스로이스 전기 부문 대표인 롭 왓슨은 “우리는 떠오르는 개인 항공 이동 수단 시장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며 “다양한 범위의 파트너와의 협력을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롤스로이스는 16일 개막하는 세계 3대 에어쇼 중 하나인 영국 판버러 에어쇼에서 차량에 대한 좀 더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할 방침이다.
채지선 기자 letmekno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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