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자치단체장에게 듣는다] 백군기 경기 용인시장
“진행 중인 사업도 재검토할 것
친환경 산업 기반은 구축해야
원칙 따른 시정이 최고 목표”
“수지구 광교산 자락에 대해선 개발중단을 선언할 것이다.”
지난 6ㆍ13지방선거에서 당선된 백군기 경기 용인시장이 16일 시청사 2층 집무실에서 가진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난개발’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백 시장은 “광교산 정상에서 내려다보면 수원지역과 달리 용인시 자락은 이미 누더기가 돼 있는 상태”라며 “능선까지 속살을 드러낸 광교산 주변에 나무를 심고, 구청 단위의 소규모 개발허가도 더는 내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과거 무분별한 주택단지 등의 개발로 뒤집어썼던 오명을 말끔하게 치유해보겠다는 의지다.
그는 이미 진행 중인 개발사업에 대해서도 그 과정과 절차가 정의로웠는지 따져볼 것이라고 별렀다. 다음은 백 시장과의 일문일답
-새롭게 용인시정을 이끌게 됐는데, 소감은?
“100만 대도시인 용인시의 실질적인 변화를 일으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 용인시에서 변화가 일어나면 전국으로 파급돼 나갈 수도 있을 것이다.”
-중점적으로 추진하고픈 시책이 있다면?
“지난 선거과정에서 가장 많은 조언을 들었던 난개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수지구와 기흥구, 특히 누더기가 돼 있는 광교산 일대는 개발중지를 선언해야 할 필요성을 느낀다. 업자들이 소규모 단독주택 허가를 받아 봉우리까지 올라가 있다. 이제는 그만해야 한다. 이미 진행 중인 사업에 대해서도 그 과정이나 절차가 명쾌하고 정의로웠는지를 볼 것이다. 민민(民民), 민관(民官) 갈등이 일어나고 있는 곳은 다시 살피려 한다. 도시계획위원회 등에 환경ㆍ시민단체 회원도 위촉, 개발계획 자체를 최대한 보수적으로 심의할 생각이다.”
-개발을 막으면 일자리 창출 등 경제성장이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가 있는데.
“굉장한 딜레마이기는 하다. 젊은이들을 위해 일자리를 많이 창출해야 하는 것도 분명한 과제다. 스마트팜 등 첨단산업 위주의 친환경 산업단지 등은 만들어야 한다. 전임 시장 시절 계획됐던 ‘보정ㆍ마북ㆍ신갈경제신도시(390만㎡)’도 ‘용인플랫폼 시티’로 이름을 바꿔 추진하려 것도 이 때문이다. 첨단산업 중심의 산업기반을 구축하고 여가ㆍ관광숙박 등 문화복지 인프라를 조성할 것이다. 이곳에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가 예정대로 뚫리면 접근성이 좋아져 유능한 인재들이 판교테크노밸리처럼 유입될 것이다.”
-용인은 교통난도 심각하다.
“어려운 과제이나 용인시내에서 어디를 가든 1시간 이내에 도달할 수 있는 교통망을 그리는 게 목표다. 광주에서 에버랜드까지 연결하는 경전철을 건설하고, 삼가~대촌간 고속화도로를 45번 국도(용인~광주)와 이어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겠다.”
-임기를 마치고 용인시민들에게 어떤 시장으로 기억되고 싶나?
“사심 없이 원칙에 따라 정의로운 시정을 펼쳤다는 얘기를 듣는다면 그게 최고가 아니겠나. 저는 군(軍)에서 4성 장군으로, 3군사령관까지 지냈고 비례대표이나 국회의원까지 해봤다. 무슨 욕심이 있겠나. 시장으로서 그 양반 참 좋은 사람이었다는 얘기를 듣고 싶다.”
유명식기자 gij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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