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재산을 넣어둔 가방이 없어졌어요. 제발 좀 찾아주세요.”
지난달 29일 오전 9시쯤 충북 음성경찰서에 중국인 A씨(58·여)의 다급한 신고 전화가 걸려왔다.
자신이 일하는 멜론 농장 비닐하우스 입구에 놓아둔 가방이 사라졌다는 신고였다.
가방에는 수천만원이 든 통장과 카드, 휴대전화 등이 담겨 있다고 했다.
신고를 접수한 음성 대소파출소 맹재환 경사와 엄용기 경위 등 경찰관 4명은 곧바로 현장으로 출동했다.
어찌할 바를 몰라 사색이 된 A씨는 발만 동동 구르고 있었다.
경찰은 곧바로 농장 주변을 확인하기 시작했고, 불행 중 다행으로 비닐하우스 입구를 향해 있던 CCTV를 발견했다.
CCTV를 확인하던 이들은 곧 범인의 실체를 확인했고, 순간 실소했다.
영상을 통해 확인한 절도범은 다름 아닌 ‘강아지’였기 때문이다.
영상에는 흰 강아지가 입에 가방을 물고 유유히 뛰어가는 범행 장면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경찰은 가방을 문 강아지가 멀리 가지 않았을 것으로 보고 주변을 수색을 시작했다.
얼마나 지났을까. 주변을 한참 살피던 경찰관들 눈에 범인(?)의 중요 단서가 포착됐다.
전날 내린 비로 젖은 흙길에 강아지의 발자국이 남아 있었다.
경찰은 개 발자국을 따라간 끝에 인근 공터에 버려지 듯 놓여있는 가방을 회수했다.
가방을 돌려받은 A씨는 경찰에 몇 번이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맹 경사는 “가방을 확인해보니 통장과 휴대전화, 마카롱(프랑스 쿠키)이 담겨 있었다”며 “마카롱 냄새 때문에 강아지가 물고 간 것 아닌가 추측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마을 주민 등을 토대로 확인을 해보니 해당 강아지는 주인 없이 떠돌아다니는 강아지로 확인됐다”며 “피해가 발생하지 않아 다행이라는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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