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5월, 50대 남성 환자 수술… 17번째 수술 성공
소장이식수술, 면역거부반응ㆍ감염 위험 높은 수술
문모(52ㆍ남)씨는 올해 2월 위장관질종양이 의심돼 장 절제 수술로 소장과 대장을 대량으로 절제하는 수술을 받았다. 그러나 영양분을 소화하고 흡수해야 하는 소장과 대장 길이가 짧아져서 음식을 구강으로 섭취하는 것이 불가능해졌고, 소장이식이 절실하게 필요했다. 문씨는 지난 4월 서울성모병원으로 전원돼 장기이식 대기자로 등록한 후, 한 달 만인 5월 13일 뇌사자로부터 장기기증을 받아 소장이식수술을 받고 지난달 19일 퇴원했다.
서울성모병원, 의정부성모병원, 성바오로병원, 대전성모병원 등 가톨릭의대 산하병원 소속 외과교수로 구성된 가톨릭의대 다장기이식팀이 국내에서 가장 많은 17번째 소장이식수술에 성공했다고 16일 밝혔다.
다장기이식팀은 2015년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위장관 희귀질환을 앓고 있는 2세 소아에게 뇌사아의 소화기계 장기 6개를 이식하는 변형다장기이식수술을 준비하면서 구성됐다. 이명덕 서울성모병원 소아외과 교수가 이끌었던 이식팀은 이 교수 퇴임 후 황정기 대전성모병원 혈관이식외과 교수가 팀장을 맡아 이끌고 있다.
이번 문씨의 소장이식 수술은 황 교수의 주도하에 뇌사자로부터 소장을 적출해 김지일(의정부성모병원)ㆍ김미형(성바오로병원)ㆍ정재희(서울성모병원) 교수가 참여해 성공했다.
소장은 다른 장기에 비해 면역거부반응이 강해 면역억제제를 강하게 투여해야 하는데 이 경우 이식 받는 환자의 면역력이 극도로 떨어져 수술이 어렵다. 또 이식된 소장은 대변이라는 오염원에 노출돼 있어 감염위험이 이식장기 중 가장 높다. 수술이 성공적으로 끝나도 자칫 감염으로 패혈증까지 진행될 수 있다.
수술을 받고 건강을 되찾은 문씨는 “수술 전에는 물도 마음대로 못 마실 만큼 힘들었는데, 뇌사 장기기증자와 교수님들 덕분에 새 삶을 살 수 있게 됐다”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김치중 기자 cj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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