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야카르타선 용의자 4명 사살ㆍ체포
자바주에서는 경찰서가 공격받기도
인도네시아의 관광도시 욕야카르타에서 테러 용의자들과 경찰 대테러부대 요원들 사이에 총격전이 벌어져 용의자 3명이 사살됐다. 또 자바주 서부에서는 경찰서가 테러리스트들에게 공격 받는 사건이 발생했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 게임’ 을 한 달 가량 남긴 상황에서 극단주의자들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공격이 끊이지 않으면서 이 대회의 안전 개최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15일 현지 일간 콤파스 등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경찰은 전날 오후 5시 30분(현지시간) 욕야카르타 시내 중심가인 칼리우랑 거리에 은신해 있던 테러 용의자 4명에 대한 검거 작전을 펼쳤다. 은신처로 경찰이 들이닥치자 용의자들은 정글도를 휘두르고 권총을 쏘면서 격렬히 저항했다. 경찰 당국자는 “대테러부대 대원 2명이 정글도에 맞아 다쳤다”며 “대원들의 생명이 위협받는 상황이었기에 즉각 응사했다”고 말했다. 이 중 3명이 사살됐으며, 나머지 1명은 오토바이를 타고 도주했으나 경찰에 잡혔다. .
이들의 구체적인 혐의 내용은 알려지지 않고 있다. 하지만 현지에선 검거 작전 전에 폭탄제거반원들이 현장에 투입된 점을 들어 이들이 폭탄 테러 등을 모의한 정황이 포착됐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슬람국가인 인도네시아 내에서는 드문 대규모 불교 유적지가 있는 욕야카르타에서 테러 관련 사건이 일어난 것은 이례적이다.
또 이날 자바주에서는 정체 불명의 남성 2명이 인드라마유 경찰서를 공격하는 사건도 있었다. 오토바이를 탄 이들은 경찰서에 불명의 물체를 던졌지만 폭발은 없었다. 한 명은 경찰이 쏜 총을 맞고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정확한 사건 배경은 알려지지 않았다.
앞서 지난 5월에는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를 추종하는 남성들이 아내와 자녀 등 일가족을 대동해 교회와 성당 경찰본부 등에서 자살폭탄 테러를 벌여 수십 명의 사상자를 내기도 했다. 특히 테러 청정지역으로 분류되던 수라바야에서 그 같은 테러가 일어나면서 당국을 긴장시켰다.
일련의 테러는 다음달 18일 개막하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9월2일 폐막)을 겨냥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인도네시아군과 경찰도 자카르타와 팔렘방, 반둥 등 아시안게임 개최 도시 곳곳에 군경 20만명을 배치해 만일의 사태를 원천 봉쇄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현지 소식통은 “워낙 나라가 큰 탓인지, 실제로 느끼는 불안감은 그렇게 크지 않다”면서도 “이 같은 분위기 속에서 대회를 무사히 치를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호찌민=정민승 특파원 msj@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