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신규 등록 7만4000명
70% 이상이 수도권에 집중
30세 미만 28.4%나 늘어
전문가들 “강남 압박 유지 속
시장 관망… 하반기에도 늘 것”
올해 상반기 신규 임대주택사업 등록자 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배 가까이 늘었다. 재건축 안전진단 강화와 초과이익환수제 시행, 양도소득세 중과와 보유세 개편안 논의 등 연이은 부동산시장 안정화 대책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하반기에도 정부 정책 기조가 유지될 전망이라 임대주택사업자 수는 당분간 늘어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15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상반기 임대주택사업자로 신규 등록한 인원은 7만4,000명이며 등록 주택은 17만7,000채로 집계됐다 전년동기와 비교하면 등록 인원은 2.8배, 등록 주택은 2.9배 늘어난 것이다. 이에 따라 전체 임대사업자 수는 지난해 말 26만 명에서 33만 명으로 증가했으며 등록 주택도 98만채에서 115만7,000채로 늘어났다.
신규 임대사업자는 서울(3만명)과 경기(2만3,000명) 등 전체 인원의 70% 이상이 수도권에 집중됐고 부산(4,700명), 인천(2,800명) 등이 뒤를 이었다. 총 사업자 수에서도 서울(12만명)과 경기(9만6,000명)이 압도적인 1, 2위였고 부산(2만2,000명)과 인천(1만3,000명) 등이 1만명을 웃돌았다.
30대 미만 임대사업자의 증가 추세도 눈에 띈다. 국세청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으로 30세 미만 임대사업자는 1만9,683명으로, 1년 전 1만5,327명보다 28.4%(4,356명) 급증했다.
상반기 임대주택 증가분의 절반이 넘는 9만3,000채는 임대 의무기간이 4년 이상인 단기임대주택이었고, 나머지 8만4,000채는 8년 이상인 장기임대주택이었다. 지역별로는 서울이 6만6,000채로 가장 많았고 경기 4만9,000채, 부산 1만5,000채, 경북 5,500채 등의 순이었다.
전체 민간 임대주택은 115만7,000채로, 단기임대 98만2,000채, 장기임대 17만5,000채로 집계됐다. 지역별로는 서울 36만1,000채, 경기 35만8,000채, 부산 11만4,000채, 인천 3만7,000채 등의 순으로 나타나 임대등록자 거주지와 임대주택 분포가 대체로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정부는 지난해 말 발표한 임대주택 등록 활성화 방안과 연이은 부동산 압박 정책이 맞물려 임대주택사업자 수가 증가하는 효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풀이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최근 다주택자 보유세를 인상하는 종합부동산세 개편안까지 확정돼 주택 보유자들이 임대사업자로 등록할 유인은 더 커졌다”며 “하반기에도 임대사업자는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문가들 역시 임대사업자 증가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다주택자들이 세 부담을 감수하고라도 집을 팔기엔 시장 상황이 여의치 않고, 남은 방법인 증여도 세금이 만만치 않아 좋은 선택지가 아니다”며 “팔릴 매물은 4월 이전에 거의 다 나온 상황에서 정부의 강남 집값 압박 기조가 이어질 것이 분명한 터라 시장 관망세 속에 임대등록자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정재호 기자 next8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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