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사단 무공대대 남고희 일병
파라과이 軍 제대 후 재입대
작년 한국 처음 찾아 국적 취득
“저는 병무청 신체검사 1급인 대한민국 국민입니다. 당연히 해야 할 군복무를 하고 있을 뿐 특별한 것은 아닙니다.”
15일 육군에 따르면 강원 인제 2사단 무공대대에 근무하는 남고희(26) 일병의 사연은 조금 특별하다. 남 일병은 한국인 아버지와 파라과이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출생 이후 파라과이에서 거주한 그는 징병제인 현지에서 1년간 보병으로 군 생활을 무사히 마쳤다.
그러나 남 일병은 “대한민국에서도 군 생활을 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지난해 3월 처음으로 한국을 찾았다. 그리고 군 입대를 위해 파라과이 국적을 포기하고,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했다. 올해 2월 입대한 그는 ‘특급전사’ 타이틀을 달고 두 번째 군 생활을 하고 있다.
남 일병은 “파라과이군과 대한민국군 생활 간 다른 점이 참 많다”고 소개했다. 그는 “우선 한국에서는 날씨가 더운 여름에도 시원하게 생활할 수 있고, 시설도 깔끔하다”며 “무엇보다 아침, 점심, 저녁이 모두 맛있다는 게 가장 큰 차이”라고 말했다. 파라과이에서는 부식이 잘 나오지 않고, 배급량이 많지 않았다는 작은 토로와 함께 그는 “한국 군에서 먹는 음식 중 돈까스가 제일 맛있다”며 웃었다.
그는 “한국어가 익숙지 않아 힘들기는 하지만 배려해주는 주변 전우들이 있어 잘 적응하고 있다”고 했다. “포대장(강신욱 대위)이 군 생활뿐 아니라 사회생활을 하는 데 있어 한국어를 체계적으로 배우는 것은 필수적이라며 책과 전자사전을 줬다”며 “매일 틈나는 대로 공부도 하고 있고, 포대 내 영어로 소통이 가능한 전우들도 저를 도와준다”고 덧붙였다.
남 일병은 “군 복무 동안 분대장이 되는 것이 목표”라며 “1년 후에는 제가 지금 받고 있는 애정 어린 관심을 분대장으로서 제 후임들에게 전해주고 싶다”고 밝혔다.
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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