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명 사망…. 40대 이상 남성 환자가 대부분
연일 폭염과 열대야가 이어지면서 일사병, 열사병 등 온열질환자가 1주일 새 3배 규모로 급증했다. 15일 강원 삼척과 서울의 수은주가 각각 37.6도, 33.2도까지 올라 올해 낮 최고 기온 기록을 경신하며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가 발효되는 등 당분간 폭염이 계속될 것으로 보여 온열질환자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15일 질병관리본부 온열질환 감시체계 운영결과에 따르면 집계를 시작한 5월 20일부터 지난 14일까지 발생한 온열질환자는 총 401명으로 집계됐다. 이중 2명이 사망했다. 특히 감시가 시작된 이후 8주차인 7월 8일~14일 온열질환 환자가 180명으로 직전 7주차인 1~7일 52명보다 3.5배 급증했다. 줄곧 한 두 자릿수였던 온열질환자 수는 전국에 무더위가 기승을 부렸던 8주차부터 크게 뛰어올랐다.
온열질환은 40대 이상 남성에게서 많이 나타났다. 성별로 보면 남성이 324명으로 5명 중 4명꼴(80.7%)이었고, 연령별로는 40세 이상 환자가 294명으로 73%에 달했다. 발생 시간은 오전 10시~낮 12시가 62명, 오후 3~4시가 56명 순으로 집계됐다.
질병관리본부는 고령자의 경우 온열질환 예방을 위해 폭염 시 한낮 야외활동을 가급적이면 자제하고 적절한 휴식을 취하는 게 좋다고 밝혔다. 온열질환은 열로 인해 발생하는 급성질환으로 뜨거운 환경에 장시간 노출 시 두통, 어지러움, 근육경련, 피로감, 의식저하 증상이 나타나고, 방치하면 사망에 이를 수 있다.
폭염과 열대야는 당분간 더욱 기승을 부릴 전망이다. 15일 대구는 낮 최고기온이 37.3도까지 치솟으면서 더위에 이골이 난 ‘대프리카’ 대구 사람들도 지치게 했다. 대구 수성구에 사는 주부 박모(46)씨는 “불가피한 약속 때문에 한낮에 집을 나섰는데, 숨이 막힐 것 같다”며 “매년 오는 여름이지만, 해가 갈수록 더 더워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16일도 낮 최고기온이 30∼37도까지 오르면서 평년보다 5도 이상 높을 것으로 예보됐다. 한낮 기온은 포항ㆍ대구ㆍ경주는 37도, 문경ㆍ상주ㆍ김해는 36도까지 치솟고 서울도 33도까지 오를 전망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폭염특보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고 열대야가 나타나는 곳도 있어 온열 질환이 발생하지 않도록 건강관리에 신경 써야 한다”며 “무더위가 장기간 이어지면서 가축이나 양식생물의 집단 폐사 피해가 없도록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대구=정광진기자 jche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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