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ㆍ차관 20여명이 최근 여성 인권 신장을 주장하는 대규모 집회가 열리고 있는 배경에 대한 강의를 들었다. 1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를 통해서다. 이 자리에는 최근 “여성들이 행동거지를 조심해야 한다"는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송영무 국방부 장관도 있었다.
국무총리실에 따르면, 정부는 이날 회의에서 '공공 건설공사 견실시공 및 안전강화' 안건을 심의한 다음 1시간 30분간 '새로운 사회현상에 대한 이해와 대응'을 주제로 토론하고 강연을 청취했다. 최근 혜화역 인근에서 여성 단체들이 대규모 집회를 열고 있는 데 대한 이해를 도모하자는 취지로 해석된다.
일하는 여성을 위한 소셜클럽 창업자인 이나리 대표가 2030 세대가 추구하는 가치와 특징, 또 그들과 효과적으로 소통하기 위한 방안에 대해 발표했다. 이어 권인숙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원장이 최근 혜화역 집회 참여자들의 특징과 대규모 집회의 요인을 분석하고 정책적 대응방향을 제시했다. 권 원장은 특히 여성들이 '어휘 사용'에 민감한 만큼 부처별로 유의할 것을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토론과 강연은 이낙연 국무총리 지시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 총리는 지난달 19일 국무회의에서 "최근 여성운동이 종래와 다른 차원과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여성운동과 관련해 문명사적 대전환이 진행되고 있다"고 진단한 바 있다. 이후 이 총리는 "(여성운동을) 모르는 사람들끼리 토론해봤자 소용이 없다, 공부부터 해야 한다"며 전문가 초청을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무위원으로서 이 자리에 참석한 송영무 장관은 최근 논란이 된 발언에 대해 오해에서 비롯됐다는 취지의 해명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송 장관은 9일 용산 육군회관에서 열린 성고충상담관들과의 간담회에서 "여성들이 행동거지나 말하거는 것을 조심해야 한다"고 발언해 물의를 빚었다. 송 장관은 회식문화 개선을 위한 일종의 매뉴얼을 구상하고 있는데, 여기에 '여성이 어떤 식으로 행동해야 한다'는 식으로 언급되는 것 조차 성차별이라는 생각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오해가 빚어졌다고 즉각 해명했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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