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하반기부터 한반도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THAAD) 배치를 둘러싼 논란과 함께 국내 화장품 기업들의 중국 수출 규제 강화, 중국 관광객 감소 등의 영향으로 국내 화장품 시장에 위기감이 고조되었지만 2017년에도 화장품 한류의 불씨는 살아 있었다.
2017년 국내 화장품 무역흑자가 4조 2,601억원으로 사상 첫 4조원을 넘어섰으며 무역 흑자 규모가 전년(3조 5,955억원) 대비 18.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대한화장품협회 분석 자료를 보고 받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화장품 수출은 49억 4,464만 달러(5조 5,900억원)로 2016년 41억 7,842만달러(4조 8,491억원) 대비 18.3%(달러 기준) 증가했다.
2016년 국내 화장품 수출이 전년대비 65.60%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한 것에 비해 성장률은 크게 감소되었지만 국내 화장품 기업들이 수출 다변화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사드 정국 가운데에서도 공식 수출 성장세가 유지됐다.
수출국 11개 증가…중국 비중 소폭 감소
지난해 국내 화장품 무역흑자 첫 4조원 돌파, 소폭이지만 성장세를 유지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기업들의 수출 다각화 노력으로 분석된다.
식약처 발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중국으로의 국내 화장품 수출은 전년대비 23.1% 늘어나 전체 점유비가 39.1%였으며 홍콩과 대만 등 중화권 국가를 포함하면 전체 수출 가운데 중화권 국가 비중은 66.9%에 달했다.
이는 중국과 함께 세계 최대 화장품 시장으로 거론되는 미국이 9%, 일본이 4.6%에 그치는 것과 대비를 이룬다.
하지만 중국의 전체 수출 점유율은 2015년 41.05%에서 37.6%로 감소했음에도 47.8%의 수출 증가세를 보인 것과 달리 지난해 중국 수출은 23.1% 증가에 그쳤고 점유율도 39.1%에 머물렀다.
홍콩의 경우는 오히려 전년대비 1.7%의 수출 감소 현상을 보였으며 점유율도 29.8%에서 24.7%로 감소했다. 이는 2016년 2015년 대비 수출이 93.8% 증가하고 점유율도 24.80%에서 29.8%로 늘어난 것과 대비된다.
반면 베트남은 96.9%, 러시아연방은 101.5%, 영국이 92.0% 수출이 증가했으며 새롭게 중동국가로 아랍에미리트연합이 전년대비 43.2% 증가한 수출로, 독일과 폴란드가 각각 72.0%, 101.1% 증가한 수출로 새롭게 수출 실적 상위 20위에 이름을 올렸다.
또한 상위 20개국 외에도 2017년 기타 수출국이 119개로 집계돼 2016년 108개국 보다 11개국에 새롭게 한국산 화장품 수출길이 열린 것으로 나타나 수출 다변화가 성공적으로 진행되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 같은 현상은 국내 화장품 기업들이 세계 유명 화장품 박람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세포라, 왓슨스, 부츠 등 세계 유명 로드숍 매장에 입점하면서 수출 영역을 확장한데 따른 결과로 보인다.
특히 올해 초부터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 국내 화장품 빅2의 해외 수출 다각화 움직임이 거세지고 국내 화장품 중소기업들의 해외 시장 공략도 본격화되고 있어 올해 수출 다변화 바람은 한층 더 가속화 될 전망이다.
정부의 화장품 정책 변화, 화장품 생산실적 상승에 영향
정부의 화장품 산업 육성 정책에 힘입어 중국 관광객 감소에도 불구 지난해 국내 화장품 생산실적도 증가세를 유지했다.
식약처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화장품 생산실적 규모는 13조 5,155억원으로 2016년(13조 514억원) 대비 3.6% 증가했다.
2012년 11.5%, 2013년 11.9%, 2014년 12.5%, 2015년 19.7%, 2016년 21.6%의 성장률에 비해 크게 못 미치는 수치지만 중국발 사드 정국에도 불구, 성장률을 유지했다는 것은 고무적인 성과로 풀이된다.
지난해 국내 화장품 생산실적 상승은 정부의 정책 변화 노력들이 크게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지난해 5월부터 적용된 기능성화장품의 기존 3종에서 10종으로의 확대는 그동안 의약외품으로 분류되어 관리되어 왔던 염모, 탈모 완화, 제모 등은 물론 새롭게 여드름성 피부완화와 아토피성 피부 보습 등 기능성화장품이 추가되며 생산실적 증가에 힘을 보탰다.
실제로 식약처의 지난해 기능성화장품 생산 실적 분석을 보면 의약외품에서 화장품으로 전환, 관리되는 제품의 생산실적은 5,499억원으로 전체 생산실적의 4%를 차지했다.
또한 지난해에도 화장품 한류를 만들어 낸 스타 중소 화장품 기업의 약진이 눈길을 끌었다. 2016년 전년대비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였던 엘앤피코스메틱과 클리오, 리더스코스메틱, 잇츠한불 등의 생산실적이 감소한 가운데 코스토리가 폭발적인 성장률을 기록했고 새롭게 상위 20개 제조판매업체 명단에 씨티케이코스메틱스와 해브앤비가 진입한 것.
코스토리는 지난해 자사 브랜드 파파레서피의 봄비 마스크팩으로 중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모으면서 상위 20위 가운데 10위에 랭크, 2016년 17위에서 7계단이나 상승했다.
또한 글로벌 OEM사로 더 유명한 씨티케이코스메틱스와 최근 에스티로더그룹 투자로 화제가 되었던 닥터자르트의 해브앤비 역시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며 2016년 더샘과 마임이 차지했던 자리를 대신했다.
한편 국내 화장품 기업들의 수출 다변화를 통한 중국 편향 수출 극복 노력에도 불구 중국 수출 물량이 많았던 것처럼 국내 대기업 쏠림 현상도 그대로인 것으로 집계됐다.
식약처 발표에 따르면 상위 20개 제조판매업체 생산실적 중 아모레퍼시픽이 33.64%, LG생활건강이 27.64%로 이들 빅2 기업의 생산실적 점유율이 61.28%를 기록했다.
여기에 이들 빅2 계열사인 이니스프리(1.50%), 더페이스샵(1.30%), 에뛰드(0.86%)를 더하면 69.56%를 차지한다.
상위 20개 품목 생산실적에서도 애경산업의 ‘에이지투웨이스 에센스커퍼책트 화이트 베이지 21호’와 코스토리의 ‘파파레서피 봄비 꿀단지 마스크’를 제외하면 아모레퍼시픽이 9개, LG생활건강이 9개로 빅2 기업의 제품들이 시장을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생산금액별 상위 제품들 역시 아모레퍼시픽의 설화수와 LG생활건강의 더히스토리오브후 제품이 각각 5개, 8개로 고가의 방문판매 제품들이 여전히 시장을 주도하고 있었다.
최지흥 뷰티한국 기자 jh9610434@beauty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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