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력 등 합계 상반기 36%
기술 발전으로 발전비용 줄어
탈원전, 탈석탄 정책 서서히 효과
탈원전ㆍ탈석탄을 에너지 전환정책으로 내건 독일에서 올해 상반기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사상 처음으로 석탄 발전량을 앞질러 발전 비중 1위에 올랐다.
전 세계 26개국에 걸쳐 활동하는 기후변화분야 커뮤니케이션 전문가 네트워크인 ‘글로벌 전략 커뮤니케이션협의회(GSCC)’는 12일 독일 에너지수자원협회(BDEW)의 자료를 인용, 올해 상반기 재생에너지 발전비중이 36.3%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32.5%)보다 3.8%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갈탄ㆍ무연탄을 합한 석탄 발전 비중은 같은 기간 38.5%에서 35.1%로 감소하면서 재생에너지에 발전비중 1위 자리를 내줬다. 나머지는 천연가스(12.3%), 원자력(11.3%) 기타(5%) 등이었다. BDEW는 독일 내 재생에너지ㆍ석탄 회사들의 연합체다.
재생에너지원 별로 보면 올해 상반기 발전량 중에서 육상풍력(14.7%)이 가장 많았고 태양광 7.3%, 바이오가스 7.1%, 수력 3.3%, 해상풍력 2.9% 등이 뒤를 이었다.
독일의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석탄을 뛰어넘을 수 있었던 건 우선 풍력ㆍ태양광 발전에 유리한 날씨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재생에너지 기술 발전으로 발전비용이 줄어든 것도 크게 작용했다. 태양광(4.33유로센트)과 풍력(4.6유로센트)의 1㎾h당 발전비용은 갈탄(4.59~7.89유로센트)이나 무연탄(6.27~9.86유로센트) 보다 훨씬 저렴하다. 독일 정부는 2030년까지 전력 소비의 65%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한다는 계획이다.
독일은 2022년까지 총 17기의 원자력 발전소를 모두 폐쇄한다는 목표도 갖고 있다. 앞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원전 위험은 안전하게 관리될 수 없다”며 탈원전 정책을 선언했다. 그러나 이번 자료를 보면 원전 발전 비중은 지난해 상반기 10.2%에서 올해 상반기 11.3%로 소폭 늘었다. 이에 대해 GSCC는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석탄발전 비중을 줄이면서 원전 발전비중이 작게 증가했으나, 이는 에너지 전환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과도기적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환경단체 기후솔루션 김주진 대표는 “재생에너지가 석탄발전보다 비용 측면에서도 경쟁력이 있음을 보여줬다”며 “국내에서도 석탄발전을 지원하는 여러 제도를 없애면 재생에너지가 보다 경쟁력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변태섭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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