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열해도 제거안돼… 곰팡이 일부에만 펴도 아예 먹지 말아야
장마철이면 생기는 걱정거리의 하나가 곰팡이다. 곰팡이의 최적 생육조건은 기온 25~30도, 습도 60~80%다. 그래서 장마철은 곰팡이에게는 축제와 같다.
식품에 곰팡이가 생겼다면 소중한 우리의 건강에 큰 위협이 될 수도 있다. 곰팡이 가운데 일부는 곰팡이독소(mycotoxins)를 만들 수 있다. 곰팡이독소는 간ㆍ콩팥ㆍ신경계 등에 피해를 줄 수 있다. 특히 아플라톡신(aflatoxin B1)은 국제암연구소(IARC)에서 1그룹으로 분류하는 발암물질이다.
곰팡이독소가 더 무서운 이유는 가열해도 파괴되지 않기 때문에 제거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곰팡이독소는 열에 강해 일반적인 가열 조리법으로는 쉽게 파괴되거나 제거되지 않는다. 또 곰팡이독소는 날씨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통제하기도 어렵다.
따라서 곰팡이독소로부터 우리의 소중한 건강을 지키려면 곰팡이독소에 노출되지 않도록 철저히 예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히 고온 다습한 장마철에는 가정에서도 보관과 섭취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곰팡이독소 노출을 예방하는 첫 번째 방법은 식품을 잘 보관하는 것이다. 곰팡이독소는 탄수화물이 풍부한 곡류나 견과류에서 주로 발견된다. 곡류나 견과류 등을 보관할 때에는 습도를 60% 이하, 온도는 10~15도 이하로 온도 변화가 되도록 적은 환경에 보관해야 한다. 특히 습도가 높은 장마철에는 보일러를 틀어 건조하거나 에어컨 등을 이용해 적정 온도와 습도를 유지해야 한다.
또한, 옥수수나 땅콩은 껍질째 보관했다가 먹기 직전에 껍질을 까고, 부서진 곡류의 알갱이가 있다면 해충이나 곰팡이가 쉽게 증식하지 못하도록 따로 분리 보관해야 한다.
먹다 남은 식품은 밀폐용기에 담아 냉장고에 보관하고 땅콩, 아몬드 등 견과류가 대용량으로 포장된 제품을 개봉한 뒤에는 포장지 내 공기를 제거하고 외부 공기와 접촉하지 않도록 밀봉하는 것이 좋다.
곰팡이독소 노출을 예방하는 두 번째 방법은 곰팡이가 생성된 식품을 섭취하지 않는 것이다. 곰팡이독소는 곰팡이가 부착된 식품 내부에서 생기고 열에 강하므로 세척하거나 가열하면 곰팡이는 제거할 수 있지만 곰팡이독소가 없어지지 않으므로 식품에 곰팡이가 발견되면 아깝더라도 버려야 한다.
벌레 먹은 식품은 식품 내부의 수분균형이 깨져 곰팡이가 생기기 쉬우므로 먹지 말아야 한다. 쌀을 씻을 때 파란색이나 검은 물이 나오면 곰팡이에 오염됐다고 의심해야 한다. 또한, 식품 일부에만 곰팡이가 피었더라도 그 식품을 먹지 말아야 한다. 예를 들어 식빵에 곰팡이가 피어 있으면 식빵 전체에 곰팡이독소가 퍼져 있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아예 먹지 않는 것이 좋다.
이순호 식품의약품안전처 유해물질기준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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