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면 높이 최고 10m 예상
오는 13일부터 16일까지 달과 지구가 매우 가까워지는 ‘슈퍼문(Super Moon)’ 현상이 나타난다. 비슷한 시기에 몰려올 태풍 ‘마리아’의 영향까지 겹칠 경우 남ㆍ서해안 저지대가 침수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우려가 높다.
해양수산부 국립해양조사원은 11일 달과 지구 사이의 거리가 가까워져 달이 크게 보이는 슈퍼문 현상이 13~16일 나타나 조석(潮汐ㆍ밀물과 썰물)을 일으키는 힘인 기조력이 커질 것이라고 밝혔다. 해양조사원에 따르면 이번 슈퍼문 기간에 달-지구 거리는 약 35만7,431km로 연중 두 번째로 짧다. 올해 지구와의 거리가 가장 가까웠던(35만6,565km) 슈퍼문 현상은 1월 2일 발생했으나, 겨울철 낮은 수온과 고기압 발달로 인해 큰 영향은 없었다. 그러나 이번엔 사정이 다르다. 해양조사원은 “여름철은 기압이 낮고 수온이 높기 때문에 평균 해수면 자체가 높아 슈퍼문 기간에 해수면 상승으로 인한 피해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해양조사원은 고조(高潮ㆍ밀물로 해수면이 높음)정보 4단계(관심, 주의, 경계, 위험)를 기준으로 이번 슈퍼문 기간엔 22개 지역이 ‘주의’ 단계로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가운데 인천, 목포, 마산, 성산포 등 4개 지역은 최대 ‘경계’ 단계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들 지역의 최고 조위(潮位ㆍ해수면 높이) 예보치는 인천 9.67m, 목포 5.31m, 마산 2.20m, 성산포 2.78m 등이다. 최고 조위가 인천 10.00m, 목포 5.50m, 마산 2.55m, 성산포 3.20m가 되면 해수가 범람하는 위험 단계가 된다. 일 최대 조차는 중부 서해안에서 15일 7.1∼9.7m, 서부 남해안에서 14일 3.7∼4.3m로 예상됐다.
특히 제8호 태풍 마리아가 11일 중국 푸저우에 상륙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해수 범람 우려를 더욱 키우고 있다. 마리아와 비슷한 경로로 중국에 상륙한 1997년 태풍 ‘위니’ 때는 조차가 크게 나타나는 시기인 ‘백중사리’ 기간과 겹치면서 인천 해수면이 10.08m까지 상승하는 등 수백억원 규모의 침수 피해를 빚었다. 해양조사원은 이번에도 태풍이 해수면을 더욱 상승시키는 촉매로 작용할 경우, 서해안 일대는 최대 고조단계인 위험 단계까지 격상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야간 및 새벽 시간대(밤 10시~오전 6시) 부근에 물이 가장 높게 차오를 것으로 전망돼 야간 바다활동에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이동재 국립해양조사원장은 “16일까지 상황반을 운영하며 지자체와 행정안전부 등 관계기관에 실시간 해수면 높이를 제공하겠다"며 "실시간 고조 정보 서비스(khoa.go.kr/hightide)를 통해 관련 정보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세종=이대혁 기자 selecte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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