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 피해의 직격탄을 맞은 일본이 이번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발 ‘가짜 뉴스’로 몸살을 앓고 있다. “구조대를 사칭한 절도범들이 이재민들을 대상으로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는 내용인데, SNS를 통해 빠른 속도로 전파되자 행정 당국은 입장문을 내고 “사실이 아니다”라며 진화에 나섰다.
폭우 피해 지역 중 한 곳인 히로시마(広島)현 경찰청은 9일 공식 홈페이지에 글을 올리고 “현재 SNS에서 퍼지고 있는 ‘구조대 같은 옷을 입은 절도범들이 피해 지역에 잠입해 있다’는 내용 등은 확인 결과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경찰청은 “루머가 의심되는 정보는 반드시 발신지를 확인해야 한다”며 “불확실한 정보를 SNS 등으로 확산시켜서도 안 된다”고 당부했다.
앞서 현지 트위터 등 SNS에서는 “구조대 복장을 한 절도범들이 피해지역을 전전하며 강도 행각을 벌이고 있다”는 출처불명의 글이 급속도로 퍼지며 현지 주민들이 불안에 떨었다. 이 내용은 SNS를 통해 “성폭행도 저지른다고 한다”, “하얀색 차를 타고 다닌다고 한다”는 등 허위 내용이 더해져 확산됐다. 하지만 경찰은 확인 결과,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최소 40명이 사망하는 등 폭우 피해가 극심한 오카야마(岡山)현 경찰청은 공식 페이스북에 “혼란을 틈타 인터넷에 확인되지 않은 많은 정보가 유통되고 있다”며 “경찰은 피해 지역에 경찰력을 집중 투입해 순찰 활동을 하고 있다. 안심해도 된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는 최근 서부지역에 3일간 최대 1,000㎜의 비가 쏟아지면서 이재민 3만 명, 사망자 200명 등 전례 없는 피해가 발생하자 수습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폭우가 시작된 5일 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자유민주당(자민당) 의원들과 술자리를 가진 사실이 SNS를 통해 공개되며 복구 의지에 대한 진정성까지 의심받고 있다. 아베 총리는 11~18일 예정된 유럽순방 일정을 취소하고, 피해 복구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양원모 기자 ingodzo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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