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곡 지구 정중앙에 대규모 컨벤션 센터 및 호텔 조성
공항ㆍ도심과 인접… 동북아 경제 네트워크 거점으로 개발
국제 자본 유치 위해 이달 말 설명회 개최
수익형 오피스텔 無, 공적 기능 강화 초점
서울주택도시공사(SH)가 이달 말 마곡지구 투자 설명회를 갖는 등 대규모 컨벤션 시설을 기반으로 한 마곡 마이스(MICE) 복합단지 개발에 본격 나선다. SH는 공항과 가깝고 대기업 연구단지까지 완비한 마곡의 강점을 최대한 활용해 해외 자본을 직접 유치함으로써 이 곳을 ‘동북아 경제 네트워크 거점 지구’로 발전시킨다는 구상이다.
10일 서울시와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SH는 이달 말 상암DMC의 2배인 총 8만㎡에 달하는 마곡 MICE 복합단지 토지 매각을 공모하고 국내 건설사와 해외 부동산 개발업체(디벨로퍼)들을 대상으로 투자 설명회를 개최한다. SH는 MICE 복합단지 4개 특별 구역 가운데 3곳을 국내 및 해외 디벨로퍼에게 내놓고, 11월 초 사업제안서를 받아 연말까진 계약을 마무리할 방침이다. 남은 특별구역 한 곳은 중소기업들의 산업활동을 돕는 원스톱 비즈니스센터로 지어진다. 사업 공모 시 평가 배점은 계획 부분 80점, 가격 경쟁력 부분 20점이다. 낮은 가격을 써낸 곳을 선정해 수익성을 내기보다, MICE 단지에 대한 개발 의지와 청사진을 우선해 평가하겠다는 취지다.
서울시 관계자는 “워낙 넓은 부지이고 해외 디벨로퍼들도 큰 관심이 보이고 있어 국제 자본 유치에 나서기로 했다”며 “세계 유수 호텔 체인에도 투자를 제안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마곡 MICE 단지의 가장 큰 강점은 공항과의 접근성이다. 중국 베이징ㆍ상하이, 일본 도쿄ㆍ나고야, 대만 타이페이 등 동북아 주요 도시로 향하는 국제선을 운영하고 있는 김포공항까지 2㎞ 거리에 불과하다. 자동차 전용도로로 연결된 인천공항까지도 40㎞ 밖에 안 된다. 마곡 MICE 복합단지에서 국제회의를 유치하면 공항까지 최단 시간(김포공항 5분ㆍ인천공항 30분)으로 이동해 다음 도시 일정을 소화할 수 있어 이른바 ‘동북아 일일 비즈니스’가 가능하다. 또 올림픽대로 및 남부순환로와 인접해 도심으로 진출입이 용이하고, 마곡나루역을 이용하면 서울역까지도 15분이면 닿을 수 있다.
SH는 지구 내 대규모 산업단지가 국제회의ㆍ전시 이벤트 등을 풍부하게 유치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까지 마곡 산업단지에는 LG 롯데 에스오일 코오롱 이랜드그룹 넥센타이어 등 46개 대기업 연구단지와 한국카본 세신정밀 아워홈 등 90여개 중소기업의 입주가 확정된 상태다. SH는 또 MICE 단지를 마곡의 중심이 될 수 있도록 조율했다. 단지의 2만㎡ 이상을 전시 컨벤션 시설로 활용하고, 400실 이상의 관광호텔과 1만5,000㎡ 이상의 문화 및 집회 시설을 컨벤션 시설 주변으로 배치해 동선도 최소화할 예정이다.
일각에선 경기 일산의 킨텍스나 서울 강남의 코엑스와 기능이 겹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없잖다. 그러나 킨텍스는 국가적 행사 등 대규모 컨벤션 사업 위주라 MICE와 사업 방향이 충돌하지 않는다. 교통 체증 등으로 공항과의 접근성이 떨어지는 코엑스의 단점을 오히려 MICE 단지가 보완하게 될 것이란 게 SH의 설명이다.
특히 SH는 향후 잔여 부지 11만㎡에 마곡 연구개발(R&D) 공공지원센터와 산학연 캠퍼스 등을 추가로 지어 강소 기업들의 입주를 유도할 계획이다. 자금 여력이 없는 기업들을 위해 마곡 발전 기금도 조성해 지원할 예정이다. SH 관계자는 “통상 비슷한 성격의 복합단지들이 수익형 오피스텔 등을 유치해 이윤을 추구하는 것과 달리 마곡은 오히려 지구에서 나온 수익을 공적인 기능 강화에 지속적으로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곡 MICE 단지는 올해 안으로 민간 사업자가 결정되면 2020년 7월 착공, 2023년 12월 전 완공될 예정이다. 정재호 기자 next8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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