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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연합훈련 유예된 상황서
정부 자체연습 실효성 떨어져
‘민ㆍ관ㆍ군’ 함께하는 모델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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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훈련 재개 시 혼선” 우려에
“잠정 유예… 언제든 재개 가능”
정부가 국가 전시대응태세를 점검하는 을지훈련을 잠정 유예하기로 결정했다고 10일 밝혔다. 한미연합훈련인 프리덤가디언(FG)과 연계해 실시하던 정부 자체 훈련을 한국군 단독연습과 연계하는 방식으로 변경, 내년부터 실시하겠다는 방침이다.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어 “정부는 최근 조성된 여러 안보 정세 및 한미연합훈련 유예 방침에 따라, 올해 계획된 정부 을지연습을 잠정 유예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군 단독연습인 태극연습과 연계해 민ㆍ관ㆍ군이 함께 하는 새로운 형태의 ‘을지태극연습’ 모델을 개발, 내년부터 실시할 예정”이라며 “을지태극연습은 외부로부터의 무력공격뿐만 아니라 테러, 대규모 재난 등을 포함하는 포괄적 안보 개념을 적용한 모델”이라고 덧붙였다.
을지연습은 국가비상사태에 대비해 정부가 실시하는 최대 규모 훈련으로, 시ㆍ군ㆍ구 이상 행정기관과 공공기관ㆍ단체 등 4,000여개 기관에서 48만여명이 참여한다. 한미연합훈련을 무기한 유예한 데 이어, 정부 자체 훈련까지 잠정 중단한 것은 북한 자극을 최소화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최계명 행정안전부 비상대비정책국장은 기자들과 만나 “을지연습은 전쟁상황에 대비한 정부 연습인데, 군사연습(프리덤가디언)이 유예된 상황에서 정부 연습을 진행하는 건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군에서 준비태세 명령을 발령하면 전시 행정 기능 유지, 군사 작전 지원 등을 연습하는 것인데, 이번에 군에서 비상 단계를 발령하지 않으면 정부가 그런 연습을 하기에는 여러 가지로 미흡한 부분이 있다”고 했다.
을지연습 잠정 유예 조치에 따라 국방부도 태극연습 일정과 방식을 바꿨다. 태극연습은 한국군이 단독으로 실시하는 전구급 지휘소 연습(CPX)으로 통상 5~6월 실시된다. 송영무 국방부 장관은 브리핑에서 “프리덤가디언 연습이 유예됐기 때문에, 올해 6월 계획했던 태극연습을 10월 말 계획된 야외기동훈련인 호국훈련과 연계 실시해 훈련 효과를 제고할 것”이라고 밝혔다. 두 훈련이 구체적으로 어떤 형태로 맞물릴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송 장관은 이어 안보 공백 우려를 의식한 듯 “군은 연중 계획된 단독 훈련을 계획대로 시행할 예정이며, 연합훈련은 한미 간 긴밀히 협의해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부가 을지연습을 태극연습과 연동키로 하면서, 을지프리덤가디언(UFG) 폐지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일각에선 기존 연합훈련 재개시 혼선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최 국장은 이에 대해 “프리덤가디언이 완전히 종료됐다고 표현하기는 좀 그렇다”며 “을지프리덤가디언은 잠정 유예된 것으로 언제든지 재개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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