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에 10년째 여행 중인 여동생 사연이 등장했다.
9일 오후 방송된 KBS2 ‘대국민 토크쇼 안녕하세요’에서는 딸 셋인 집의 장녀가 둘째 동생이 고민이라고 사연을 신청했다. 이 사연 신청자는 “동생이 미국, 영국, 독일, 스페인, 오스트리아, 인도, 호주, 필리핀, 중국 등 셀 수 없는 나라를 10년째 돌아다니고 있다”고 설명해 모두를 경악하게 했다.
특히 놀라웠던 것은 32살인 둘째 동생의 경비를 아버지가 모두 대주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아버지는 교직에서 명예퇴직하고 현재 영어학원을 운영한다고 했다. 둘째 딸을 뒷바라지 해야 해서 딸 때문에 아직도 쉬지 못하고 있다는 말에 ‘신개념 등골 브레이커’라는 말까지 등장했다.
둘째 동생은 “언니가 너무 걱정해서 얘기 좀 들어보려고 출연했다”면서 “비행기는 100번 넘게 탄 것 같다. 아버지 지원 받다가 20대 후반부터는 저도 조금 보태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외국에 가서 큰 세상을 보니까 너무 재밌더라. 세계 일주가 꿈이었다”고 덧붙였다.
열정은 가득하나 끈기가 부족한 것도 문제였다. 그는 향수병이 나서, 큰 바퀴벌레가 무서워서 등 한 나라에 오래 머물지 못하는 온갖 이유를 댔다. 신동엽은 "내가 볼 땐 기내식 때문에 다니는 것 같다"고 우스갯소리를 했다.
둘째 동생은 “취업시장도 안 좋고 도피성으로 나가는 것 같다. 아빠 눈치도 보인다. 아직도 뭘 하고 싶은지 모르겠다”고 솔직히 털어놨다. 이에 신동엽은 전문가의 자문을 구했다면서 둘째 동생이 성인 ADHD일 수도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했다.
사연 신청자는 “이번 기회에 네가 바뀌었으면 좋겠다. 무엇보다도 부모님이 걱정된다. 아빠가 심장 수술하고 몸이 안 좋다. 아빠 평생 소원이 세계 일주였는데, 우리 뒷바라지 하시느라 아직까지 일을 하신다. 네가 마음 잡고 정착해서 살았으면 좋겠다”고 울먹였다.
이에 둘째 동생은 “정신차리고 이제는 무언가를 끝까지 하겠다”면서 아버지께 영상 편지를 남겼다. 그는 “정신 못 차리고 10년 이렇게 살아서 미안하다. 진짜 고맙고 사랑한다”고 했다.
한편 이날 ‘안녕하세요’에는 작사가 김이나, 래퍼 행주, 격투기 선수 김동현, 걸그룹 에이핑크의 나은과 보미가 게스트로 출연했다.
이지현 기자 j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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