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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한ㆍ인도 관계 4강 외교 수준 격상”… 신남방정책 총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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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한ㆍ인도 관계 4강 외교 수준 격상”… 신남방정책 총력

입력
2018.07.09 22:02
수정
2018.07.10 00:31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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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모디 총리와 밀월관계 연출

뉴델리 시내 전철 이동하며 대화

주요행사 중 11개 일정 함께 진행

靑 “깊어진 유대관계 보여주는 것”

#2

비즈니스 포럼서 적극 홍보

“한반도 해빙 분위기… 투자 적기”

100억弗 규모 선물 보따리 풀어

문재인 대통령이 인도 국빈 방문 이틀째인 9일 뉴델리 타지팰리스 호텔에서 열린 ‘한ㆍ인도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해 박수를 치고 있다. 문 대통령 왼쪽은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며, 그 옆이 강경화 외교부 장관. 뉴델리=고영권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인도 국빈 방문 이틀째인 9일 뉴델리 타지팰리스 호텔에서 열린 ‘한ㆍ인도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해 박수를 치고 있다. 문 대통령 왼쪽은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며, 그 옆이 강경화 외교부 장관. 뉴델리=고영권 기자

인도를 국빈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인도 북부 삼성전자 노이다 신공장 준공식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극적인 첫만남을 가졌다. 이 부회장은 문 대통령이 공장에 도착, 차량에서 내리자 허리를 크게 숙여 인사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도 문 대통령과 동행해 준공식 현장을 찾았다.

양 정상은 준공식장에서 나란히 축사를 하고, 공장을 시찰했다. 이 부회장은 두 정상을 한 발짝 뒤에서 수행했고 때로 미소를 지으며 직접 안내를 했다. 문 대통령은 이 부회장을 따로 만나 인도 공장 준공을 축하하며 삼성의 한국 투자와 일자리 창출을 당부하기도 했다.

이날 문 대통령의 노이다 공장 준공식 참석은 정부의 외교 다변화 정책인 ‘신남방정책’ 총력전을 방불케 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 김현종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 등 문재인 정부 경제ㆍ외교 핵심라인이 총출동한 게 대표적이다. 불편한 관계로 알려졌던 이 부회장을 문 대통령이 직접 만난 것도 우리 기업의 해외 활동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의 삼성 관련 행사 참석은 취임 후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삼성전자에 우호적 발언도 쏟아냈다. 축사에서 “오늘 임직원 여러분이 인도 국민과 함께 흘리고 있는 땀은 양국 우정과 번영의 역사에 커다란 성취로 기록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한 게 눈에 띈다. “노이다 공장에서 생산된 스마트폰이 중동, 아프리카 등 제3국 수출로 이어지길 기대한다”는 바람도 전했다.

문 대통령과 모디 총리의 ‘밀월관계’도 눈길을 끌었다. 모디 총리는 10일 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임에도 이날 문 대통령의 간디 기념관 방문, 노이다 공장 준공식에 동행했다. 문 대통령은 모디 총리의 깜짝 제안으로 뉴델리 시내 11개 정거장을 전철로 이동하며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청와대 측은 “문 대통령의 인도 방문 기간 18개 주요 행사 가운데 11개 일정을 모디 총리와 함께 진행한다”며 “깊어진 신뢰 및 유대관계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했다. 두 정상이 탑승한 전동차는 현대로템이 제작했고, 일부 구간은 삼성물산이 건설했다.

문 대통령은 노이다 공장 준공식 참석 전 양국 주요 기업인이 대거 참석한 한ㆍ인도 비즈니스 포럼 축사에서 “인도와의 관계를 한반도 주변 4대 강국 수준으로 끌어 올리겠다”고 했다. “100억달러 규모의 한-인도 금융패키지를 활성화해 인프라 사업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선물 보따리도 풀어놓았다. 특히 최근 한반도 해빙 분위기를 언급하며 “한국에 투자할 적기라고 자신있게 말씀 드린다”고 인도의 호응을 요청했다.

양국 간의 문화적ㆍ역사적 동질성도 화제에 올렸다. 문 대통령은 “고대 인도 아유타국의 공주 허황옥은 약 2,000년 전 한국 가야국의 왕비가 되었다”며 “(현재) 인도 국민은 현대차를 타고 삼성 휴대폰을 사용하며, 한국 국민은 요가로 건강을 지키고 카레를 즐겨 먹는다”고 했다. 문 대통령이 “제 딸도 한국에서 요가 강사를 한다”고 공개하자 참석자들이 박수를 치며 미소를 짓기도 했다.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대한 구상도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인도 현지 언론 ‘타임스 오브 인디아’와의 서면인터뷰에서 “이제 우리(남북미 정상)에게 주어진 과제는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의 합의사항들을 조속하고 완전하게 이행하는 것”이라며 “우리는 진솔한 대화와 선의의 조치들을 통해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흔들림 없이 추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뉴델리=정지용 기자cdragon2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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