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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사법부, 룰라 석방 문제 놓고 ‘집안 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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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사법부, 룰라 석방 문제 놓고 ‘집안 싸움’

입력
2018.07.09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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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확정판결 전 수감은 부당” 변호인단 요청에 

 당직 판사 “구속수감 사유 없다” 석방 명령 

 룰라 사건 담당판사, 곧바로 석방 취소 결정 

 혼선 커지자 법원장, “수감 유지” 교통정리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브라질 대통령.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브라질 대통령.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지난 4월 부패 혐의로 수감된 ‘남미 좌파의 아이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72) 전 브라질 대통령의 석방 문제를 두고 브라질 법원이 오락가락하는 판단을 내려 논란을 자초하고 있다. 결국 관할 법원장이 직접 나서 구속 상태를 유지하는 쪽으로 매듭을 짓긴 했지만, 대선을 앞두고 나온 그의 수감 결정에 대한 좌파 진영의 반발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사법부가 오히려 정치적 혼란만 더욱 더 키워 버린 꼴이다.

8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발단은 룰라 사건 관할 법원인 제4지역 연방법원의 호제리우 파브레투 연방 2심 판사가 일요일이었던 이날 내린 ‘석방 명령’이었다. 앞서 룰라의 소속 정당인 좌파 노동자당(PT)은 변호인단을 통해 “연방대법원 확정 판결 이전까지 수감을 피하게 해 달라”며 인신보호영장을 지난 6일 청구했고, 이는 ‘주말 당직판사’였던 파브레투 판사에게 배당됐다. 파브레타 판사는 룰라가 PT의 대선 후보로 출마한 점을 감안, “모든 정치적 후보자는 민주적 절차 보호를 위해 ‘인신의 자유’ 상태에 있어야 한다”며 석방 요구를 받아들였다.

그러자 룰라가 연루된 ‘세차 작전’ 수사를 지휘하고 그의 수감을 결정한 세르지우 모루 연방 1심 판사가 강력 반발했다. 곧이어 제4지역 연방법원에서 룰라 사건을 담당하는 주앙 파울루 제브란 네투 연방 2심 판사도 “2심 법원의 새로운 결정 이전까진 석방할 수 없다”며 석방 결정을 취소했다. 이에 파브레투 판사는 “내 결정에 동료 판사의 재심을 받을 필요가 없다”면서 석방 결정의 즉시 이행을 명령했다. 동일 심급 법원 소속 판사들끼리 서로의 판단을 문제 삼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사실상 ‘집안 싸움’이 공개적으로 벌어지자 결국 법원장이 진화에 나섰다. 카를루스 에두아르두 톰슨 플로리스 제4지역 연방법원장은 “석방을 위한 법적 근거가 없다”며 룰라의 석방 명령을 취소했다.

이번 사태는 룰라 사건과 관련한 정치적 논란을 더욱 부채질할 전망이다. 당장 변호인단과 PT는 각각 성명과 기자회견을 통해 법원과 검찰을 강력히 비난하고 나섰다. 영국 BBC방송도 “브라질에서 피고인은 상소 절차 종료 때까지 자유로울 수 있다. 룰라의 투옥은 (애초부터) 논란의 여지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1ㆍ2심에서 실형을 선고 받은 룰라는 대법원에 상고한 이후, 10월 대선 운동을 한창 진행하던 중인 지난 4월7일 구속 수감됐다. 당시에도 “(대선 전 실형 선고를 위해) 다른 정치인들에 비해 훨씬 빠른 속도로 재판을 받았다”는 지적이 나온 바 있다. 김정우기자 woo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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