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3시 벨기에-프랑스 4강전
FIFA랭킹 3위-7위 사실상 결승
두 팀 최강 공격력, 수비엔 약점
‘황금 세대’를 앞세운 벨기에는 4년 전 브라질에서 우승을 꿈꿨다. 하지만 8강 상대 아르헨티나에 덜미를 잡히며 기대보다 일찍 대회를 마무리했다. 2년 뒤 열린 유로 2016에서도 8강의 벽을 넘어서지 못했다. 역대 최강 멤버라 불리던 황금 세대엔 ‘도금 세대’라는 조롱이 잇따랐다. 황금 세대란 별명이 틀리지 않았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던 벨기에 선수들은 러시아월드컵을 기다리며 절치부심해왔다. 이번엔 승승장구하며 4강까지 진출한 그들은 이제 챔피언에 대한 야심을 숨기지 않고 있다.
벨기에가 11일(이하 한국시간) 프랑스와 월드컵 결승행 티켓을 놓고 맞대결을 펼친다. 벨기에의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은 3위, 프랑스는 7위다. 어느 팀이 결승에 올라가도 이변이라고 말하기 어려울 정도로 양 팀은 빼어난 전력을 자랑한다.
벨기에는 4년 전과 마찬가지로 ‘황금 세대’ 선수들을 중심으로 대회를 치르고 있다. 이번 대회 최종 명단엔 브라질에서 쓴맛을 봤던 선수들이 15명이나 다시 이름을 올렸다. 4강 상대인 프랑스(6명)를 비롯해 잉글랜드(5명), 크로아티아(12명)와 비교해 봐도 월드컵을 경험한 선수가 많다.
소속팀의 어엿한 주축 선수로 자리 잡은 케빈 더 브라위너(27ㆍ맨체스터 시티), 로멜루 루카쿠(25ㆍ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에당 아자르(27ㆍ첼시)의 공격력도 지난 대회보다 더 매서워졌다. 수준 높은 유럽 무대에서 경험을 쌓으며 관록까지 더해진 덕분이다.
대표팀과 소속팀을 오가며 쌓은 선수들의 경험은 위기에서 빛났다. 3일 일본과의 16강에서 먼저 2골을 내주며 탈락의 위기까지 몰렸지만, 벨기에 선수들은 침착함을 잃지 않고 3골을 몰아치며 대역전극을 만들어냈다. 벨기에 주장 아자르가 “우리 팀은 2년 전, 4년 전보다 더 강해졌다”고 자신하는 이유다. 이번 대회에서 5승 무패의 뛰어난 성적을 거둔 벨기에는 동시에 A매치 24경기 무패 기록을 이어나가고 있다.
반면, 20년 만의 월드컵 우승을 노리는 프랑스는 젊은 피를 앞세운다. 프랑스의 최종 명단에 속한 선수들 평균 나이는 26세에 불과하다. 전체 32개 출전국 가운데 나이지리아(25.9세)에 이어 2번째로 젊다.
유럽 예선부터 젊은 선수들을 중용하며 이들을 검증해왔던 디디에 데샹 감독의 선택은 틀리지 않았다. 대회에 나선 선수들의 나이는 적었지만, 실력은 결코 앳되지 않았다. 이번 대회를 휩쓴 ‘제2의 앙리’ 킬리앙 음바페(20ㆍ파리 생제르맹)를 비롯해 벤자민 파바드(22ㆍ슈투트가르트), 우스만 뎀벨레(21ㆍ바르셀로나) 등 20대 초반 선수들은 팀을 4강으로 이끌었다. 올리비에 지루(32ㆍ첼시), 앙투앙 그리즈만(27ㆍ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이 부진한 가운데 얻어낸 성과다.
그러나 수비는 여전히 약점이다. 프랑스는 로랑 코시엘니(33ㆍ아스날)가 대회 직전 부상으로 낙마하면서 수비를 이끌 컨트롤 타워를 잃었다. 이번 대회에서 파바드 등 의외의 선수들이 선전하면서 버텨왔지만, 지난달 30일 열린 아르헨티나와의 16강에선 3실점 하며 크게 무너지는 모습을 보였다. 대회 팀 최다 득점을 기록하고 있는 벨기에의 화끈한 공격력을 상대해야 하는 프랑스 수비로선 부담이 크다.
벨기에도 수비가 고민이다. 빈센트 콤파니(32ㆍ맨체스터 시티)가 버티는 중앙 수비진은 탄탄하지만, 측면 수비가 비교적 약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박순엽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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