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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의회는 변하지 않았다

입력
2018.07.09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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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감투싸움에 개원식 연기

힘 센 정치인들 대리전 변질 비판

“변화” 외치더니 구태정치만 반복

“초선의원들 뭘 배우나” 비난

광주시의회 청사 전경
광주시의회 청사 전경

광주시민들은 6ㆍ13지방선거에서 광주시의회 전체 의원 23명 중 무려 20명을 초선의원으로 뽑았다. 민선 7기를 맞아 새로운 의정에 대한 기대감을 표시했던 것이다. 이에 부응하듯 시의원들도 변화와 혁신을 외쳤다. 그러나 전체 의석 중 22석을 더불어민주당이 차지하면서 권력에 대한 정상적인 견제가 이뤄질 수 있을까라는 걱정도 적지 않았다. 등골이 서늘해질 정도로 확 기울어진 원내 정당구도가 가져올 파행에 대한 불안감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이런 불길한 예감은 9일 광주시의회가 개원한 첫날부터 맞아 떨어졌다. 의장단과 상임위원장단 선출을 놓고 민주당 의원들간 물밑 ‘감투싸움’이 표면화하면서 시의회는 개원식도 열지 못한 채 절뚝거렸다.

시의회는 이날 오전 10시쯤 제8대 의회 첫 임시회인 제270회 임시회 1차 본회의를 열었으나 불과 몇 분만에 정회를 선언했다. 의회 사무처장 보고 직후 의장 직무대행으로 의사봉을 쥔 반재신(북구1) 의원이 돌연 “민주당 의원총회 소집 요구가 있다”며 회의를 중지했다. 하지만 본회의장에 참석한 의원 중 의원총회를 요청한 경우는 없었다. 이 때문에 당초 선출하려던 의장과 부의장(2명), 상임위원회 위원들을 뽑지 못했다.

이날 파행은 원 구성을 둘러싼 민주당 의원들간 자리 ‘나눠먹기’ 다툼 때문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당초 의장 선거에 출마했던 반 의원과 김용집(남구1) 의원이 본회의 직전 갑자기 사퇴하고 김동찬(북구5) 의원의 단독 출마로 선거구도가 바뀌는 과정에서 부의장과 상임위원장 지역별 분배 의견이 나왔고, 이에 대한 교통정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파행이 빚어졌다는 것이다. 특히 의장 선거가 민주당 광주시당위원장과 3선 국회의원 출신 정치인의 대리전으로 변질되면서 볼썽사나운 모습이 연출됐다는 시의회 안팎의 평가도 있다. 실제 지역 정가에선 “민주당이 의석을 싹쓸이 하더니 이성을 잃은 것이냐”, “도대체 초선 의원들이 무엇을 보고 배우겠느냐”는 비판이 나온다. 시민들의 열망을 안고 닻을 올린 8대 시의회가 여전히 과거의 틀과 구태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우린 하나도 바뀌지 않았다”는 사실을 스스로 실토하고 있다는 것이다.

안경호 기자 kha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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