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고위급 회담 북미 입장 차 불구 낙관 전망
“유리하게 샅바 잡기 위한 밀당 과정”
“종전선언도 북미 큰 차이 없어…합의 과정”
청와대는 북미 고위급 회담 후 양측의 입장 차가 드러난 상황을 ‘샅바싸움’으로 표현하며 낙관적 전망을 보였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9일 춘추관 브리핑에서 “수면 위로 보이는 모습은 격한 반응으로 비칠 수 있으나, 본격 협상을 앞두고 유리한 협상 고지를 확보하려는 샅바싸움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북미가) 이틀간 회담을 첫날 3시간, 이튿날 6시간 등 9시간 동안 진행했는데 양쪽이 자신이 원하는 바를 툭 까놓고 의견을 개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처음 만남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기 위한 실무적 논의, 샅바싸움”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특히 “(북미 양쪽) 어느 누구도 샅바를 풀어버리려고 하지는 않지 않나”라며 “누가 유리하게 샅바를 잡느냐 밀고 당기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6, 7일 이틀간 평양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6ㆍ13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후 첫 고위급 회담을 가졌으나 합의문을 만들지 못했다. 회담 후 폼페이오 장관은 “진전을 이뤘다”고 평가한 반면, 북한은 7일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 “미국 측은 일방적이고 강도적인 비핵화 요구만을 들고 나왔다”고 비판해 북미 간 갈등이 격해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 상황이었다. 김 대변인 설명은 북미 입장 차에도 불구하고 협상 초기에 벌어지는 양측의 기싸움 성격이 강하다는 낙관적 분석으로 풀이된다.
김 대변인은 6ㆍ25전쟁 종전선언과 관련해서도 “종전선언은 문재인 대통령이 주도했고, 북미 간 (이견이) 현재 보이고 있는 것보다 (실제 협상에선) 큰 차이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종전선언은) 결국 시기와 방법의 문제일 텐데 종전선언을 비롯해 모든 문제가 서로 합의를 해나가기 위한 과정에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북미 간 종전선언 시기와 전제 조건 등에서 입장 차이가 있지만 종전선언을 연내에 한다는 원칙에는 변화가 없다는 의미다.
김 대변인은 또 “겉으로 드러나지 않더라도 문 대통령이 북미 간 '촉진자' 역할을 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일일이 공개할 수는 없으나 북한, 미국과 다양한 채널로 소통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북미 고위급 회담 결과에 대해 김 대변인은 8일 “한반도 비핵화로 가기 위한 여정의 첫걸음을 뗀 것”이라면서도 “’첫술에 배부르랴’는 말도 있다. 앞으로 비핵화 협상과 이행 과정에서 이러저러한 곡절이 있겠지만 북미 두 당사자가 진지하고 성실한 자세인 만큼 문제가 잘 해결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정상원 기자 orno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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