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을 방문한 마이크 폼페이오 장관이 비핵화 협상에서 뚜렷한 성과가 없었던 데 이어 미국 언론에서 북한에 대한 부정적인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미국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북한이 핵무기나 미사일 기술을 이란이나 시리아에 이전할 가능성을 언급하며 이스라엘에 거액을 요구한 사실을 거론하는 등 북한 정권의 부도덕성을 강조했다.
8일(현지시간) WSJ는 태영호 전 북한공사가 지난 5월 본인 회고록에 기록한 북한과 이스라엘의 스톡홀름 카페에서의 회동을 언급하며, 미국이 경제 제재를 풀지 않으면 과거 사례처럼 북한이 다른 나라들을 상대로 핵무기 장사를 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태 전 북한공사는 1999년 스톡홀름 카페 회동 당시를 회상하며 북한은 시리아, 이란 등에 무기를 공급하지 않는 대신 이스라엘에게 10억 달러를 요구했다고 전한 바 있다. 결과적으로 북한은 이스라엘과의 협상에는 실패했지만, 이스라엘로부터 식량 공급 등 경제적 지원을 받는 데 성공했고 시리아, 이란 등에도 핵 무기를 파는 것을 유지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기밀 해제 된 국무부 문서에 의하면, 당시 북한은 이스라엘과 접촉하던 와중에 미국과도 미사일 수출 중단 관련 대화를 나누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미국에서 경제적인 보상만 약속한다면 북한은 평양 미사일 수출을 중단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내용이다. 미국 외교부는 “경제적 혜택이 인도적 지원을 포함한 여러 형태로 이루어질 수 있음을 이해해 달라”고 북한 측에 뜻을 전달했던 것으로 보인다.
WSJ는 과거 이러한 사례는 “북한이 또 다른 핵 무기 개발을 위한 돈을 마련하기 위해서 자신들이 갖고 있는 핵을 이용해 적국에게 어떻게 돈을 갈취하는 지 보여주는 사례”라며 북한을 방문했던 폼페이오 장관이 빈손으로 돌아온 것도 이러한 북한의 사고방식의 일환이라고 보도했다. 현재 미국의 경제적인 지원에 대한 약속을 받지 못하고 있는 북한이 또 다시 핵 무기 장사를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에프라임 할레비 모사드(이스라엘 정보기관) 전 국장은 2006년 자신의 회고록에 90년대 당시 이스라엘 정부에 핵 확산 방지에 대한 북한의 약속을 믿는 것은 “터무니 없는 일”이라고 말하며 정부에 북한과의 대화를 끝내기를 촉구한 바 있다고 지적했다.
남우리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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