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속 150㎞가 넘는 강속구 투수와 슬라이더, 커브 등 다양한 변화구를 구사하는 기교파 투수 중 누가 더 많이 승리할까요?”
포항공과대학교 정우성 교수팀이 4차 산업혁명의 주요기술인 빅데이터로 야구 경기에서 승리의 법칙을 찾아냈다.
포항공대(POSTECHㆍ이하 포스텍) 산업경영공학과 정우성 교수팀은 9일 빅데이터를 이용해 미국 메이저리그 선발투수를 분석한 결과 변화구 투수보다 강속구 투수가 승리에 유리하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연구를 주도한 정우성 포스텍 교수는 “영상 등 방대한 자료를 수집해 분석하는 빅데이터 방식으로 메이저리그 선발투수를 공을 던지는 방식에 따라 분류한 뒤 어떤 투수가 팀 승리에 더 기여하는지 조사했다”며 “우선 공의 종류와 스트라이크존의 위치의 상호정보량을 바탕으로 투수가 던지는 공의 불확실성을 정의했다”고 말했다.
정 교수팀은 변화구 투수가 예측이 안 되는 다양한 형태의 공을 던져 불확실성이 높아 승리할 확률도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빅데이터 분석결과 의미 있는 상관관계가 나오지 않았다. 오히려 타자가 예측할 수 있는 동일한 형태의 공을 던져 불확실성이 낮은 투수가 성적이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 교수는 “강속구 투수가 더 승리하는 결과는 최근 10년간 지속적으로 나타났다”며 “선수의 일시적 부진이나 전성기와는 관련이 없었다”고 덧붙였다.
정우성 교수팀의 연구결과는 한국물리학회가 발행하는 ‘새물리’ 하이라이트 논문으로 발표됐다.
정 교수는 “확실한 주무기를 갖고 타자를 압도할 수 있는 선발투수가 팀 승리에 기여한다는 법칙을 얻었다”며 “앞으로 야구 빅데이터를 추가로 활용해 다양한 상관관계를 밝혀낼 것이다”고 말했다.
포항=김정혜 기자 kj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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