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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할 오늘] 류샤오보

입력
2018.07.13 0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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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반체제작가 류샤오보가 1년 전 오늘 별세했다. 자료사진
중국 반체제작가 류샤오보가 1년 전 오늘 별세했다. 자료사진

2010년 노벨 평화상을 수상한 중국 반체제 작가 류샤오보(劉曉波, 1955~2017)가 1년 전 오늘 별세했다. 그는 1989년 천안문사태 시위를 주도한 혐의로 20개월 옥살이한 것을 시작으로 95년과 96년 잇달아 강제노역형과 징역형을 살았고, 2008년 1당 독재 청산ㆍ민주주의 실현을 요구하는 ‘08헌장’ 선언을 이끌어 이듬해 국가전복 선동 혐의로 11년 형을 선고받았다. 그리고 2017년 6월 간암 말기 진단을 받고 가석방된 지 17일 만에 숨졌다.

중국 당국은 류샤오보의 노벨상 수상 자체를 외교적 도발로 성토하며 부인 류샤(가택연금)의 대리 수상조차 못 하게 했고, 노벨위원회는 보란 듯이 수상자 단상에 빈 의자를 두었다. 그의 장례식은 당국의 철저한 통제하에 치러졌고, 시신은 숨진 지 이틀 만인 15일 새벽 화장돼 바다에 뿌려졌다.

특별행정구 홍콩은 중국의 민주화를 가장 간절히 원하는 곳이다. 물론 변수는 있지만, 지금 누리고 있는 자치권 시한이 2047년 만료되기 때문이다. 홍콩의 독립파 정당 사회민주전선(LSD)과 중국민주화 운동단체 회원들은 지난 6월 12일 코즈웨이베이(Causway Bay)의 대형쇼핑몰 ‘타임스스퀘어’ 광장 한편에 류샤오보 동상을 세웠다. 천안문사태 29주년을 성토하는 농성천막 앞에 류샤오보의 석고 흉상을 둔 걸 안타까워하던, 이름이 알려지길 원치 않는 한 시민이 제작 비용(17만 홍콩달러, 약 2,400만원)을 내 만들게 됐다는 1.5m 높이의 동상이었다. 노벨상 시상대 단상 의자에 앉은 그의 동상에 시민들은 꽃다발을 걸어주곤 했다.

며칠 뒤 타임스스퀘어몰 측이 동상 철거를 요구했다. 동상을 찾아오는 이들의 소음 때문에 광장 시민과 몰 고객들이 항의를 해온다는 게 이유였다. 몰 측은 소송과 강제 철거 방침을 통고했다.

3,017㎡ 면적의 타임스스퀘어는 공유공간이지만, 몰 측은 1992년 몰 건립 당시 건축 연면적 2만2,000㎡를 추가로 보장받는 대신 광장 관리 책임을 떠안기로 당국과 계약한 것을 법적 근거로 앞세웠다. 7월 13일 기일(忌日)까지라도 그 자리에 두게 해달라는 청도 거부했다.

LSD는 6월 19일 동상을 철거, 인근 패터슨가와 그레이트조지가 교차로 인도 한편으로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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