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호의 투자의 기초] <11> 증시 하락 흐름, 어떻게 봐야 하나
주식 시장의 입지가 곤궁한 처지에 몰렸다. 연일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주가지수가 2,300선을 하회했는데, 경우에 따라서는 2,200선이 위협받을 것도 같다. 이렇게 되면서 2017년 주가 상승분 중 상당 부분을 잃게 되는데, 실제에 있어서는 대부분의 투자가들이 손실을 입었을 것 같다.
장세 흐름이 어려워지면 그간 하락 흐름의 연장선에서 어둡게 보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여하튼 향후 흐름은 보수적 관점에서 다루어야 할 것 같다. 주가 상승은 ‘추세 상승’과 ‘반등’으로 분류되는데 가장 큰 관심인 주가의 추세 상승 여부는 일단락 되었다고 보여진다.
필자 스스로도 매우 낙담스럽지만 추세 상승 마무리를 거론한 것은 주가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기업 이익이 향후에는 늘지 않을 것 같기 때문이다. 물론 일부 기업, 산업 쪽에서 이익이 늘어날 수 있겠지만, 상장기업 전체로는 추세적으로 늘지 않을 것 같다. 실제로 올해 들어 1분기부터 상장기업의 이익이 줄었는데, 애널리스트들의 향후 분기별 전망치는 여의치 않다.
물론 최근의 원ㆍ달러 절하(환율 상승)는 기업 이익에 도움 될 것 같다. 그러나 심화되는 국제적 무역 마찰과 원자재 가격 상승을 감안하면 원ㆍ달러 절하의 기업 이익에 미치는 영향은 그리 크지 않을 듯싶다. 실로 급격하게 둔화되는 월별 수출증가율이나 기업들의 투자둔화는 참으로 부담스럽다.
또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중기 세계경제 흐름이 여의치 않다. IMF 자료를 참작하면 미국을 포함한 선진국의 성장률 정점은 빠르면 올해, 늦어도 내년일 것 같다. 이어 2020년부터 선진국 성장세가 급격하게 둔화될 것으로 추정된다. 이런 가운데 중국이 매우 부담스럽다. 우선 IMF는 중국 성장률의 장기간 지속적 둔화를 예상한다. 그런데 중국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가 세계에서 가장 많은 국가(한국도 비슷한 처지)에 속한다. 또 그간 자산거품이 심했기에 언제든 터질 가능성 있는 국가로 분류된다. 다만 중국은 많은 외환보유고를 보유하고 있기에 1998년 IMF 외환위기 시절 개도국이 겪었던 양태가 아닌 1990년대 일본이 소리 소문 없이 수그러든 것 같은 양태를 겪을 것 같다.
이처럼 국내적으로는 수출증가율과 투자증가율이 꺾인 가운데, 머지않아(2019년이 이제 6개월도 남지 않았다) 세계경제마저 둔화될 가능성과 중국의 어려운 처지는 우리 주가의 추세적 상승을 어렵게 할 것 같다. 우리는 그 동안 세계적 주가 상승 과정에서 가장 늦게 상승 대열에 합류하고 주가 상승이 꺾이는 과정에서는 가장 먼저 꺾이는 쪽에 속했는데, 이러한 행태는 앞으로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다만 추세 상승이 마무리 되었다고 당장 주가가 추세 하락으로 빠져들 것 같지는 않다. 우선은 그간의 주가 하락으로 인해 이전 가격 대비 현재 가격이 크게 낮아진 데 따라 반등이 있을 것 같다. 기술적 사안이지만 가격이 하락하면 반등은 늘 발생했다. 더구나 현재는 기업의 이익 수준 또는 기업의 자산가치 대비 주가가 낮다. 특히 그간의 주가 하락으로 인해 배당만 받아도 예금금리보다 높은 수익을 낼 종목이 이제는 적지 않다. 이러한 점은 주가의 하방경직성을 높여줄 것 같다. 이 과정에서 상당 기간에 걸쳐 주가는 일정 폭 내에서 등락하는 소위 박스(box) 장세를 형성할 듯싶다.
정리하면 아쉽지만 주가의 추세상승에 대한 미련은 떨쳐야 하겠다. 미련 정리는 주택을 중심으로 한 부동산 등 여타 자산 쪽에도 동일하게 적용해야 하겠다. 때문에 반등 과정에서 적절히 정리하거나 당분간 주가가 일정폭 내에서 등락할 가능성을 활용하는 방안을 강구했으면 한다.
전 IBK투자증권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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