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가 12일 개막한다. 섬뜩한 호러, 스릴러, 피 튀기는 액션, 독특한 B급 감성 코미디까지 망라했으나, 무려 53개국 290편(장편 163편, 단편 127편)이 쏟아진다. 첫 주말, 볼 만한 영화를 미리 추천받았다.
13일(금요일)
‘마고가 마고를 만났을 때’(오전 11시, CGV소풍)는 ‘20대 마고’와 ‘40대 마고’가 마주쳤을 때를 상정한 심리극이다. “피 튀고 살 뜯기는 영화 틈에서 쉬어 갈 수 있는 잔잔한 감성 영화”(윤혜연 자막가)라는 평.
경쟁부문인 부천초이스 상영작 ‘밤의 문이 열린다’(오후 5시, CGV소풍)는 지난 시간을 되돌리려는 여성 유령의 기이한 여정을 담았다. “특별한 장르영화를 찾는다면 후회 없을 것”(모은영 프로그래머)이라 한다.
“21세기 야쿠자 영화의 신경지를 보여주는 걸작”(김봉석 프로그래머)이라는 ‘고독한 늑대의 피’(오후 8시, CGV소풍)도 있다. 일본에서 가장 주목받는 신진 감독 시라이시 카즈야의 작품이다.
14일(토요일)
음악을 소재로 한 두 편이 있다. 필리핀 빈민가의 랩하는 아이들 이야기 ‘거리의 래퍼’(오전 10시 30분, CGV소풍)는 “다정다감하게 랩 배틀을 그려낸 신나고도 뭉클한 영화”(김봉석 프로그래머)다. ‘안나와 종말의 날’(오후 2시, 한국만화박물관)은 좀비와 싸우는 10대들 이야기로 “다양한 장르적 요소로 재치 있게 버무린 엽기 뮤지컬”(남종석 프로그래머)이다.
기발한 설정도 있다. ‘데스트랩’(오후 6시, CGV부천)은 비무장지대 인근에서 지뢰를 밟아 꼼짝할 수 없게 된 형사가 연쇄살인마를 만나도록 했다. ‘원 컷 오브 더 데드’(오후 8시 30분, 부천시청 잔디광장)는 좀비 영화 촬영 현장에 진짜 좀비를 등장시킨다.
15일(일요일)
‘호랑이는 겁이 없지’(낮 12시, 부천시청 어울마당)는 마약 문제가 심각한 멕시코시티에서 고아 소녀가 자신 속 공포와 싸우는 이야기다. ‘셰이프 오프 워터’ 감독 기예르모 델 토로가 2017년 최고의 영화 10편 중 하나로 꼽기도 했다.
‘써니를 찾아서’(오후 3시, CGV소풍)는 친구를 죽인 소녀 써니를 숭배하는 이들의 납치 살인극을 그린다. “인터넷 시대의 묘한 광기와 광란을 그려낸 작품”(김봉석 프로그래머)이다.
하드코어 팬을 위한 ‘금지구역’ 섹션의 ‘가비지’(오후 5시 30분, 부천시청 어울마당)에도 도전해보자. 리벤지 포르노의 희생자가 남성에게 가하는 살벌한 반격인데, 붉은 색이 난무한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 강렬한 이미지가 돋보이는 영화”(김봉석 프로그래머)다.
김표향 기자 suzak@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