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시청률 8.9% 기록
tvN 첫방 시청률 중 최고치
김은숙 작가 역사물 성공할지 관심
명불허전! 114분간 펼쳐진 한 편의 영화였다. ‘태양의 후예’ ‘도깨비’에 이어 김은숙 작가와 이응복 PD가 선보인 야심작 tvN 토일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은 7일 첫 방송에서 평균 시청률 8.9%(닐슨코리아ㆍ유료가구), 순간 최고 시청률은 10.6%를 기록했다. 역대 tvN 드라마 첫 방송 시청률 중 가장 높은 수치다. 그전까지 첫 방송 시청률 최고치는 ‘도깨비’(6.3%)였다.
첫 회부터 장엄한 영상미가 압권이었다. 19세기 말 미국 함대가 무력 침략했던 신미양요, 일본 수군의 침략 등 전쟁 장면들이 영화처럼 펼쳐졌다. 미국 함대가 강화도 광성보에 포격을 가하거나 민중이 의병으로 변해 미국과 대적하는 전투 장면들은 눈을 뗄 수 없게 만들었다. 400억원의 막대한 제작비를 어떻게 썼는지 한눈에 보여 주는 대목이었다.
구한말 풍경도 흥미진진하게 그려졌다. 고종이 왕이었으나 아버지 흥선대원군이 섭정하던 정치, 막강한 권세가 하늘을 찔렀던 사대부의 위상 등 권력가들의 욕망과 횡포를 낱낱이 짚어 냈다. 신미양요 때 나라를 위해 헌신했던 의병들의 활약상도 비중 있게 다뤘다. 미군의 총칼에 처참하게 쓰러진 의병들을 향해 “창과 칼이 부러진 자는 돌을 던지거나 흙을 뿌려 저항한다. 이토록 처참하고 무섭도록 구슬픈 전투는 처음이다”는 미군 장교의 내레이션으로 의미를 되새겼다. 노비제 폐지, 친일파 처단 등 격변하는 조선의 시대상이 마치 종합선물세트처럼 펼쳐진 점은 볼거리를 충족시켰다. ‘미스터 션샤인’은 세계 최대 동영상스트리밍업체 넷플릭스와 방영권 계약을 체결해 전 세계 190여개국에 방영된다. 스펙터클한 영상은 해외 시청자들에게 어필하기에도 충분해 보였다.
하지만 방대한 내용을 한꺼번에 담아내려다 보니 다소 산만하다는 지적도 있다. 조선에서 노비로 살다가 미국으로 건너가 군인이 된 유진 초이(이병헌), 부모 없이 성장한 사대부 집안 규수 고애신(김태리), 조선의 세도가 자제 김희성(변요한) 등 주인공들의 어린 시절을 상세하게 짚었다. 시대상과 등장인물들의 서사가 복잡하게 얽히면서 “헷갈린다”는 시청자도 많았다. 자극적인 화면도 옥의 티였다. 노비인 유진의 아버지가 아들이 보는 앞에서 매질을 당해 처참하게 죽고, 지아비가 있는 노비를 탐하려는 양반의 음탕한 이면 등이 적나라하게 담겼다. 15세 이상 관람가치고는 묘사 수위가 제법 높았다.
김경남 대중문화평론가는 “로맨틱코미디 등 멜로드라마를 써 왔던 김은숙 작가의 역사물 도전이 성공할지도 관전 포인트”라며 “복잡한 서사로 몰입도가 떨어지는 게 우려되지만 해외 팬들에게는 조선시대와 당시 열강들의 모습이 흥미롭게 다가갈 듯하다”고 말했다.
강은영 기자 kis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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