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고용보험 가입자 수
14개월 만에 최고 수준 불구
실업급여ㆍ수급자 수도 최고치
지난달 고용보험에 가입한 근로자 수가 14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그러나 동시에 실업급여를 신청한 실업자와 수급자 수도 동반 상승하면서 고용시장의 ‘한파’가 여전했다. 얼어붙은 고용시장에 월별 실업급여 지급액은 4개월 연속 5,000억원 대를 웃도는 실정이다.
고용노동부가 8일 발표한 ‘6월 노동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고용보험 전체 피보험자 수는 1,315만7,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4만2,000명(2.7%) 늘었다. 증가 폭이 지난해 4월(34만4,000명) 이후 14개월 만에 최고 수준으로, 3개월 연속 30만명대 증가가 이어졌다. 전체 피보험자 수 증가는 서비스업 분야에서 고용보험 가입자가 전년 동월 대비 32만2,000명(6%) 늘어나면서 주도했다. 제조업도 피보험자 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만명 증가했으나, 구조조정 여파로 조선업을 포함한 기타운송장비나 자동차 제조업은 여전한 감소세를 보였다.
이 통계는 올 들어 크게 악화한 통계청 조사 고용동향 지표와 달리 고용보험에 가입한 상용직과 임시직 근로자만 집계되며 고용보험 미가입자나 자영업자, 일용직 근로자 등은 포함되지 않는다. 고용노동부는 이를 근거로 6월 피보험자 수 증가는 ‘질 좋은 일자리’가 늘어났음을 보여준다고 해석했다.
그러나 일자리를 잃은 이들에게 지급되는 실업급여 신청자와 수급자, 수급액 역시 연일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하면서 한편에선 ‘일자리 쇼크’가 계속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자발적으로 퇴직한 사람에게는 실업급여가 지급되지 않는 만큼, 이 같은 실업지표는 권고사직이나 계약만료 등 비자발적으로 실업한 사람이 그만큼 늘어났다는 의미다. 지난달 실업급여 신규 신청자 수는 7만5,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000명(4.3%) 증가했고, 실업급여를 받은 수급자 수는 43만5,000명으로 10.9% 늘어났다. 지급액 역시 5,644억원으로 무려 27.6%(1,220억원)이 훌쩍 뛰었다. 실업급여 지급액은 올해 3월 5,195억원을 기록한 이후 4개월 연속 5,000억원 대를 유지했다. 다만 고용부는 “수급액 증가는 늘어난 수급자뿐 아니라 최저임금 인상으로 실업급여액 자체가 높아진 영향도 있다”고 설명했다.
고용시장 악화의 증거는 곳곳에서 드러났다. 고용부가 집계하는 구직 건수 대비 구인 인원인 ‘구인배수’도 2013년 6월 0.87에서 지난달 0.65로 떨어졌다. 구인배수가 0에 가까울수록 구직이 어려움을 보여준다.
전혼잎 기자 hoiho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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