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국종 아주대 의과대학 교수 겸 아주대병원 중증외상센터장도 거부한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 국민 공모가 8일 마감된다. 하지만 김병준 국민대 명예교수를 제외하고는 물망에 오른 인사들마다 비대위원장 제안을 거부하는 상황인데다가, 계파 갈등도 잠복해 있어 최종 선정까지는 난항이 불가피해 보인다.
안상수 한국당 비대위 준비위원장은 이날 “오늘까지 비대위원장 공모를 받으면 내일 실무자들이 취합을 해서 10일 오전 회의에서 후보군을 결정할 것”이라며 “유의미한 추천자가 많아서 당초 (예상했던) 5, 6명 선에서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추천자가 많아서 비대위원장 후보군이 늘어날 것이라고 했지만, 이날까지 겉으로 드러난 현실은 만만치 않다. 지난 6일에는 김성태 대표 권한대행이 이국종 교수를 만나 비대위원장 자리를 제안했지만 거절당했다. 이 교수는 김 권한대행의 제안에 “저는 그 정도 역량이 되지 않고 내공이 부족하다. 김 권한대행 같이 월등히 뛰어난 분들이 그냥 맡아서 하는 것이 훨씬 나을 것 같다”며 고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안 위원장은 “준비위 출범 전부터 김 권한대행이 비대위원장 제안하고 상관 없이 잡은 약속인데 그게 부풀려져서 소문이 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바른미래당은 7일 논평을 통해 “정치적 ‘중증’ 상태의 한국당이 이국종 교수에게 비대위원장직을 제안했다가 거절당했다는 보도는 국민적 실소를 자아낸다”며 “보수의 희화화를 멈추고 해산하라”고 비판했다.
한국당 지도부는 일단 비대위원장 인준을 위한 전국위원회가 17일께 예정돼 있는 만큼 그 전까지는 의원총회 등을 거쳐 인선을 마무리 짓는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이 교수뿐 아니라 그간 외부에 비대위원장 후보로 거론된 인사 중 긍정적 반응을 보인 인사는 김병준 교수를 제외하고는 없다. 때문에 당 안팎에서는 결국 김 교수 아니면 내부 인사로 가닥을 잡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그러나 내부 인사로 방향을 틀어도, 이를 도화선으로 계파 갈등이 다시 도질 수 있다는 점에서 역시 쉬운 선택지는 아니라는 게 당 안팎의 대체적인 시선이다. 실제 한국당은 2016년 총선 패배 이후 소장파인 김용태 의원을 혁신위원장으로 임명하려 했으나, 친박계가 전국위에서 이를 무산시킨 전례가 있다. 당의 한 관계자는 “지금 상황에서 비대위원장이나 비대위원들 역량과 수준이 내부 인사들 보다 뛰어나다고 장담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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