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과 충북, 전북에서 야생진드기에 물려 걸리는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으로 숨지는 사고가 잇따르는 가운데 북한산 인근에서 포획된 야생멧돼지 한 마리에서도 SFTS바이러스가 검출됐다. 환경부 소속 국립환경과학원은 SFTS 감염의 주요 매개체인 작은소피참진드기(야생진드기)가 전국적으로 분포하고 있어 여름 휴가철을 맞아 야외활동 시 주의를 당부했다.
6일 환경부 소속 국립환경과학원에 따르면 지난달 17일 북한산국립공원 인근에서 포획된 야생멧돼지 2마리를 검사한 결과, 1마리에서 SFTS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SFTS는 바이러스를 보유한 진드기에 물리면 감염되는 질병으로 고열과 함께 혈소판이 감소하는 것이 특징이다.
바이러스를 보유한 야생진드기는 수풀이 우거진 곳에서 활동하다가 야생동물을 흡혈하며 증식하고, 이 과정에서 야생동물과 진드기 간 바이러스가 전파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SFTS 바이러스를 보유한 야생동물이 직접 사람에게 감염시킨 사례는 보고된 바 없다. 다만, 야생진드기는 야생동물의 몸에 붙어 생활하기도 하므로 야생동물과 접촉할 경우 야생진드기가 사람에게 옮겨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는 게 국립환경과학원 측의 설명이다.
국립환경과학원이 2016년~2018년 3월~12월 인천 및 전북지역의 작은소피참진드기의 SFTS 바이러스 보유 여부를 조사한 결과, 조사대상 중 0.7%가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에 포획된 어린 멧돼지 2마리는 멧돼지 출현이 잦은 북한산 일대를 대상으로 환경부가 국립공원관리공단 등 관계기관과 함께 ‘멧돼지는 산으로!’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과정 중에 잡힌 개체들이다. 국립환경과학원은 야생포유류 감염병 조기감시 사업의 하나로, 2016년부터 멧돼지 등 야생동물에 대한 SFTS, 돼지인플루엔자, 돼지열병, 구제역 등 4종의 질병을 진단해오고 있다. 올해는 멧돼지 총 13마리에 대해 질병을 조사했는데 이번 북한산 인근에서 포획된 2마리 중 1마리의 ‘비장’에서 SFTS 바이러스 유전자를 3일 최종적으로 확인했다.
정원화 국립환경과학원 생물안전연구팀장은 “장마철 이후 여름 휴가철에는 야생진드기의 활동이 다시 활발해진다”며 “야외에서 활동할 때 야생진드기에 물리지 않도록 주의하고, 야생동물과의 접촉도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