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부의 보유세 개편안은 주택을 3채 이상 가진 부유층의 세금 부담을 늘리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3주택자에 대해선 과세표준 6억 원을 초과했을 시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 산하 재정개혁특별위원회가 내놓은 권고안보다 0.3%포인트 세율을 더 부담시킨 것에서 그 의지가 명확히 드러난다. 실제로 기재부안이 적용되면 3주택자 중 소유 주택의 공시가격 합이 13억원 이상일 경우 특위안보다 세부담이 2,3배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6일 한국일보와 국민은행 WM 스타자문단이 수도권과 부산의 주요 아파트 16곳을 대상으로 특위안과 기재부안을 적용한 보유세 납부 예상 분석에 따르면 3주택자는 공시가격의 합이 13억 원을 넘으면 세부담이 대폭 증가했다. 기재부안은 과세표준 6억 원을 초과했을 경우 3주택자에게 0.4%p~0.8%p 추가 인상된 1.15~2.8%의 세율을 적용하는 것인데, 기준이 되는 과표 6억 원의 공시가격 합이 대략 13억원 전후로 형성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서울 성동구 옥수파크힐스(전용면적 84.80㎡)과 마포구 성산시영아파트(50.54㎡), 경기 과천시 부림주공9단지(47.30㎡)를 보유하면 공시가격 합이 14억3,900만원이고, 기재부안을 적용하면 현행 보유세 637만원이 722만원까지 13.22%오른다. 특위안 적용 시 5.77% 상승(674만원)하는 것과 비교하면 기재부안의 상승폭이 2배 이상 높은 셈이다.
공시가격 합산액이 커질수록 3주택자의 보유세 부담은 더 늘어난다. 서울 서초구 아크로리버파크(84.97㎡)와 강남구 은마아파트(76.79㎡), 부산 해운대구 현대베네시티(188.41㎡)를 동시에 소유(공시가격 합 33억2,800만원)한 경우, 보유세가 현행 2,569만원에서 3,659만원으로 42.44% 증가한다. 특위안이 16.96% 상승에 그쳤던 것을 고려할 때 이 역시 2배 이상 높은 세부담이다. 이 밖에도 서울 송파구 잠실엘스(84.40㎡)ㆍ경기 과천시 부림주공9단지ㆍ용산구 한가람아파트(59.88㎡)를 소유(20억4,900만원)한 가구주는 현행 1,167만원에서 31.40% 상승한 1,533만원의 보유세를 내야 한다. 1,270만원으로 8.83% 상승한 특위안과 비교하면 세 배가 넘는 증가 폭이다.
3주택자에 비해 1주택자의 세부담은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1주택자 과표 6억 원에 해당되는 공시가격이 16억원이나 되면서, 그 이하 가격의 ‘똘똘한 한 채’를 보유했을 땐 세부담이 거의 없거나 특위안과 같았다. 대표적으로 서울 마포래미안(84.59㎡)을 소유했더라도, 이 아파트는 공시가격이 6억8,800만원에 불과해 종부세 없이 보유세만 180만원 그대로 내면 된다. 대치동을 대표하는 은마아파트를 단독 소유했어도, 보유세는 특위안이나 기재부안 모두 0.07% 오른 266만 원만에 불과하다. 공시가격 19억7,600만원에 달하는 서울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107.47㎡) 정도를 소유해야 그나마 7.02% 오른 1,076만원의 보유세를 낸다.
원종훈 WM 스타자문단 세무팀장은 “1주택자는 5년 이상 주택을 보유하거나, 소유주가 60세를 넘으면 최대 70%까지 추가 세액 공제도 가능해 사실상 기재부안이 현실화되더라도 세금 부담은 크지 않다”며 “부유한 3주택자들이 고민이 되겠지만 6억 원 이하 주택에 대해선 배우자 증여 시 세부담이 없어 증여 혹은 임대주택 등록 등 나름의 방식으로 세부담을 줄이려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재호 기자 next8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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