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핵화 압박 양면 전술
“北, 8개월간 미사일 안 쏴 긍정
김정은도 다른 미래 보고 있어
사실 아니면 다른 길 돌아갈 것”
#‘평양 협상’ 결과 여전히 불투명
“美, 내달까지 비핵화 일정 기대”
CNN, 정부 관계자들 인용 보도
폼페이오도 ‘로드맵 합의’ 주력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세 번째 방북 길에 오른 5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 위원장에 대한 신뢰를 드러내는 동시에 비핵화 협상이 실패할 가능성도 열어놨다. 북한의 비핵화 이행 의지를 가늠하는 이번 ‘평양 협상’의 결과가 여전히 불투명한 상태에서 당근과 압박 전술을 병행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몬태나주로 향하는 대통령 전용기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 위원장을 신뢰하느냐’는 질문에 “나는 김 위원장이 북한 사람들을 위해 다른 미래를 보고 있다고 정말로 믿는다. 그게 진실이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그와 악수했을 때 매우 좋은 느낌을 받았다. 우리는 잘 지냈고, 좋은 궁합을 가졌다고 생각했다”며 “우리는 서로를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 같이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나 “그게 사실이 아니라면, 우리는 다른 길로 돌아갈 것이다”고 말했다. 미국 정부는 북한이 계속해서 구체적인 비핵화 이행 조치에 나서지 않으면, 그간 미뤄뒀던 추가 대북 제재 카드를 다시 꺼내 최대 압박 모드로 돌아갈 준비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CNN은 정부 관계자들을 인용해 백악관과 국무부 안에는 적어도 8월말까지 북한으로부터 특정한 조치와 비핵화 일정을 받아내야 한다는 공감대가 있다고 전했다. 그렇지 않다면 중단된 한미연합훈련이 재개될 예정이라는 것이다.
최근 미국이 9월 유엔 총회를 계기로 뉴욕에서 2차 북미 정상회담을 개최하는 카드를 당근책으로 띄운 것을 감안하면 사실상 8월말까지 북한에 시간을 준 뒤 ‘2차 정상회담’을 가질 것인지, 아니면 제재 강화와 군사훈련 재개 등 최대 압박에 직면할 지를 선택하라고 압박하고 있는 셈이다. 이날 평양에 도착해 비핵화 협상에 돌입한 폼페이오 장관도 이 같은 당근과 채찍의 메시지를 동시에 전하면서 비핵화 로드맵 합의를 촉구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이번 평양 협상에서 미군 유해 송환 외에 뚜렷한 합의가 도출되지 않을 경우, 미국은 8월까지 협상을 이어간 뒤 북한에 대한 태도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초기 비핵화 조치와 함께 핵 프로그램에 대한 완전한 신고를 받는 데 주력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단 북한의 긍정적 조치에 대한 기대감을 여전히 드러냈다. 그는 최근 북한이 핵 프로그램을 은폐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는 정보당국발 보도에 대해 “지켜볼 것”이라면서도 “내가 여러분에게 말할 수 있는 것은 북한이 (8개월 동안) 미사일과 로켓을 한 발도 쏜 적이 없다는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북한이 6ㆍ25 당일 개최하던 '반미' 군중집회를 올해는 열지 않았다는 말도 덧붙이는 등 북미 정상회담 이후 북한의 태도가 크게 달라졌다는 점을 거듭 부각했다. 폼페이오 장관도 이날 평양 도착에 앞서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기내에서 대통령과 통화를 했다”면서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북한의 다른 미래, 더 밝은 미래를 보고 있다고 믿는다는 내게 말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둘 다 그것이 정말이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워싱턴=송용창 특파원 hermeet@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