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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현대판화 60년을 새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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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현대판화 60년을 새기다

입력
2018.07.08 14:03
수정
2018.07.08 17:44
22면
0 0

9월까지 경기도미술관서 전시

대표 작가 120명 작품 한눈에

디지털 시대 새 기법들도 소개

김승연 ‘야경-200132’, Mezzotint, 55 x 75㎝, 2013. 경기도미술관 제공
김승연 ‘야경-200132’, Mezzotint, 55 x 75㎝, 2013. 경기도미술관 제공

판화 작업의 시작인 각인은 판 아래에 이미지를 새기는 일로, 평면과 조각의 중간 단계에 위치한다. 작가는 자신의 신체를 이용해 깎고, 긁고, 찍는 노동을 하고, 그에 대한 물질의 저항과 상실을 통해 이미지를 얻어낸다.

한국현대판화사를 정리하는 기획전시 ‘판화하다 - 한국현대판화 60년’이 4일부터 경기도미술관에서 열린다. 한국현대판화 역사 60년을 맞이해 선보이는 전시로, 한국 판화사를 대표하는 작가 120명의 작품을 통해 한국현대판화의 흐름을 조명한다. 김정자, 이항성, 윤명로, 한운성, 신장식, 박영근, 이성구 등 한국을 대표하는 판화 작가들이 참여했다.

경기도미술관과 한국현대판화가협회가 공동 주관하는 이번 전시에는 한국현대판화의 위상을 확인할 수 있는 작품 160점이 출품된다. 목판화·메조틴트·애쿼틴트·리소그래피·세리그래피 그리고 판화 개념의 끝없는 확장을 보여주는 최근의 실험적 양상까지, 판을 토대로 구축해온 작가들의 장구한 예술적 성과와 정신을 살펴볼 수 있다.

노재환 ‘유영공간 00700’, Digital print, 37 x 29㎝, 2016년. 경기도미술관 제공
노재환 ‘유영공간 00700’, Digital print, 37 x 29㎝, 2016년. 경기도미술관 제공

20세기 한국 현대미술사 속에서 판화는 많은 작가들의 작업매체로 지속적으로 선택되어 그들의 실험성을 끊임없이 자극하고, 국제교류의 매개체로서 국제무대 진출을 활성화했다는 점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전시는 작품과 판재 사이에 존재하는 찍는 행위와 과정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판재에 각인하거나 부식하고, 그리거나 투과하고 실험하는 각각의 판화 행위가 작가의 심리상태나 현대사회의 다양한 현상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반영하고 있는지 엿볼 수 있다. 목판에 내면과 외부의 세계를 추상형태로 환원한 김형대, 김상구, 이승일, 주성태의 작품, 집약적 노동의 흔적을 느낄 수 있는 이인화, 배남경, 이하나의 대형 목판화, 동판에 풍부한 음영 변화를 부여한 김승연의 메조틴트 작품 등이 소개된다.

신장식 ‘아리랑-기원’. Woodcut, 56 x 120㎝, 1991년. 경기도미술관 제공
신장식 ‘아리랑-기원’. Woodcut, 56 x 120㎝, 1991년. 경기도미술관 제공
박영근 ‘베드로에 관하여-성전’, Woodcut, 105 × 234㎝, 1996년. 경기도미술관 제공
박영근 ‘베드로에 관하여-성전’, Woodcut, 105 × 234㎝, 1996년. 경기도미술관 제공

한국현대판화의 전개와 부흥을 위해 부단히 노력해온 판화가들의 발자국을 한 눈에 조망하는 기회이기도 하다. 1세대 작가들의 예술세계부터 디지털 복제시대의 새로운 발상까지, 예술가들이 판화라는 매체를 이용해 작업의 폭을 끝없이 확장시켜 왔음을 확인할 수 있다. 재료와 기법, 맥락에 대한 다각적인 탐구가 깔려 있는 다양한 범주의 작품들은 앞으로 전개될 한국현대판화의 무한한 가능성을 가늠하는 단서가 될 것이다.

전시와 더불어 아카이브 섹션에서는 한국현대판화의 어제와 오늘을 연계적으로 조망할 수 있는 자료가 전시된다. 각 판화기법의 고유한 특성을 비교하며 이해할 수 있도록 작업과정을 기록한 프린트메이킹 필름, 그리고 작가와 함께 판화의 독특한 매력을 만날 수 있는 ‘작가의 작업실’ 전시연계 프로그램이 마련된다. 전시는 9월9일까지.

황수현 기자 so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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