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모티콘 ‘찹쌀독’ 으로 유명한
일러스트레이터 배성규씨
대구 ‘이장희 시인전’에 참여
“그림이 시의 주제를 돋보이게 하길 바랍니다.”
네이버 이모티콘 ‘찹쌀독’을 탄생시킨 배성규(31) 일러스트레이터가 대구문학관에서 시에다 그림을 곁들이는 실험에 나섰다. 그는 다음달 26일까지 대구 중구 향촌동 대구문학관에서 올해 첫 기획전시인 이장희 시인의 특별전 ‘고월(古月)의 봄’에 그림으로 화답하고 있다.
이 작품전에는 ‘봄은 고양이로다’ ‘하일소경’ 등 이 시인의 시 34편과 단행본 16권이 선보이고 있다. 배씨는 이중 시 2편에 7개의 그림을 그려 관람객들의 이해를 돕고 있다.
“시인의 작품을 읽으며 차분하고 섬세한 의미를 그려내려고 애썼다”는 그는 “일러스트를 통해 시의 감동이 커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일러스트는 의미와 내용 전달 등을 위해 제작된 그림으로, 최근에는 보조적인 삽화의 경계를 넘어 신문과 광고 잡지 패션 캐릭터상품 등 일상 전반으로 무대를 넓히고 있다.
그는 2015년 네이버가 선정한 ‘올해의 TOP 크리에이터’다. 찹쌀떡을 닮은 강아지 ‘찹쌀독’을 주인공으로 쓴 일러스트 일기로 그 해 네이버 그라폴리오 스토리픽 챌린지에 당선됐다.
배씨의 이름은 몰라도 작품을 알아보는 사람은 많다. 찹쌀독 이모티콘과 쉑쉑버거와 협업한 에코백, 유채꽃 일러스트가 담긴 ‘오! 제주’ 머그잔, 남성브랜드 올젠 캐릭터 일러스트, 대구예술발전소 옆 근대골목 벽화 등이 그 것이다.
그는 서울에서 활동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고향인 대구를 지키고 있다. “서울을 중심으로 문화ᆞ예술이 포진되어 있지만, 사회관계망서비스(SNS)가 지역 경계를 허물고 있다”는 그는 “대구를 대표할 수 있는 예술가가 될 수 있도록 작품활동을 게을리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배씨는 올 1월 대구 남구 대명동에 ‘엔딩크레딧’ 개인 작업실도 열었다. 7년 전 일러스트에 뛰어든 후 처음 갖는 작업실이다. 작고 사소하며 평범한 하루를 모아 좋은 결실을 맺겠다는 각오를 이름에 담았다.
“예술을 거창한 명장의 걸작으로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평범한 하루도 충분히 예술이라는 걸 알려 드리고 싶다”는 그는 “작품으로 일상을 아름답게 바꾸는 예술가가 되겠다”고 말했다.
대구=윤희정기자 yoo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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