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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평양서 심야 체육회담… 남측 대회 북측 참가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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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평양서 심야 체육회담… 남측 대회 북측 참가 논의

입력
2018.07.06 0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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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철, 조명균 숙소 깜짝 방문 

 “김위원장이 보내서 왔습네다” 

 판문점선언 이행 놓고 환담 나눠 

 평양 시내 반미 선전물 사라지고 

 북측 인사, 문 대통령 건강 묻기도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이 5일 평양 고려호텔에서 조명균 통일부 장관과 환담하며 물을 마시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이 5일 평양 고려호텔에서 조명균 통일부 장관과 환담하며 물을 마시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5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대신해 조명균 통일부 장관 등이 머물고 있는 평양 숙소를 깜짝 방문해 환담을 나눴다. 열렬한 농구 팬으로 알려진 김 위원장의 남북통일농구 경기 참관은 불발됐다.

김 부위원장은 이날 오전 10시쯤 리택건 당 통일전선부 부부장 등 수행원과 함께 방북단이 묵고 있는 고려호텔을 찾아 조 장관 등 남측 정부 대표단 5명과 만났다. 김 부위원장은 “지금 우리 (김정은) 국무위원장께서 지방 현지지도 길에 계시다”며 “오래간만에 평양에 오셨는데 하고 싶은 얘기도 간단하게 나누는 것이 어떻겠냐는 (김 위원장의) 조언이 있어서 이렇게 왔다”고 설명했다.

김 부위원장은 “우리 국무위원장께서 몸소 발기하신 통일농구경기니까 혹여 오시지 않겠나 (하는) 기대 속에 있다는 말씀을 전해 들으셨는데 오늘도 경기를 보지 못할 것 같다”며 “전날 경기는 TV를 통해 봤다”고 전했다. 조 장관이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방북을 거론하며 “바쁘실 텐데 와주셔서 감사하다”고 하자, “폼페이오 장관도 중요하지만 우리 조명균 선생도 중요하시니 와야 하지 않겠냐”고 김 부위원장이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북 관계자들은 이날 경기 후 최휘 당 부위원장이 주최하는 환송 만찬에 참석했다. 조 장관은 만찬사에서 “남과 북도 우리 선수들처럼 함께한다면 화해도, 평화도, 통일도 더 성큼 다가올 것”이라고 했고, 최 부위원장은 “경기에서는 승자와 패자가 있어도 자주통일의 길에서는 승패자가 따로 있을 수 없다”고 했다.

심야에는 체육실무회담이 진행됐다. 밤 11시 50분 고려호텔에서 시작된 이날 회담에선 17일부터 열리는 대전 코리아오픈탁구대회 및 8월 창원 세계사격선수권대회에 북측 선수가 참가하는 문제와 8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공동 입장 및 한반도기 사용 여부 등이 논의됐다. 양측에서 각각 5명씩의 대표가 참여했고, 노태강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과 원길우 체육성 부상이 각각 남북 대표단을 이끌었다.

한편 6ㆍ12 북미 정상회담 이후 평양 시내에선 반미 구호를 앞세운 선전물이 자취를 감춘 것으로 전해졌다. 평양 방문 경험이 있는 정부 당국자는 “북한 선전물의 숫자도 크게 줄었지만 반미 관련 내용은 거의 사라진 것 같다”고 말했다.

북한 주민들은 정권수립 70주년인 올해 9ㆍ9절 행사 준비에 분주한 모습이었다. 취재진은 농구경기 참관 등 일과를 마치고 숙소인 고려호텔로 돌아오는 길에 있는 인민대학습당 앞 김일성광장에서 대규모 집체극을 준비하는 주민들이 상당수였다고 전했다.

북측 인사들은 최근 과로로 몸살을 앓았던 문재인 대통령의 건강 상태에 대해서도 상당히 궁금해했다. 북측 인사들은 “몸살이 나셨다는데 많이 안 좋으신 거냐”, “왜 그렇게 되신 거냐” 등 관련 질문을 쏟아냈다.

평양=공동취재단ㆍ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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