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주택 개보수 사회공헌활동
대상 연령 70세서 100세로 늘려
주거-교육-취업 전방위 지원
임대단지에 지역아동센터 설립도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사회공헌 활동이 기업의 통상적인 사회적 책임(CSR) 이행을 넘어 새로운 가치 창출로 이어지고 있다. ▦좋은 조력자(Good Facilitator) ▦좋은 이웃(Good Neighbor) ▦좋은 진화(Good Evolution)를 3대 기본방향으로 설정한 LH는 사회공헌 중장기 로드맵을 설정, 이 분야의 롤모델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LH의 사회공헌 가치 창출은 ‘좋은 이웃’이라는 모토에서 가장 잘 드러난다. 임대주택 건설 등을 담당하는 기업의 특징을 최대한 살려, 틀에 박힌 봉사활동이 아닌 민관 협력 사업과 커뮤니티 시설 구축 등을 통해 지역사회와 상생을 추구하고 있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LH는 올해부터 임대단지 내에 민관 협업의 공립형 지역아동센터를 설립한다. 또 농촌과 중소도시에 지역주민을 위한 복합 커뮤니티 시설을 구축하는 사업을 경남 지역에서 시범적으로 시행할 방침이다. LH는 커뮤니티 시설 구축이 지역 일자리 창출 효과까지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민참여형 사회공헌 프로그램도 확대한다. 시민들의 체육행사는 물론, 명사 초청 교양강좌인 ‘공감콘서트’와 가족콘서트의 참여 인원을 확대한다. 또 지역 시민단체로부터 아이디어를 지속적으로 받아 직접 추진하는 방식으로 프로그램 다양화를 꾀할 방침이다. 실제로 LH는 본사가 있는 경남에서 최근 ‘사회공헌 수혜자 설문조사’를 실시, 지역사회의 요구가 높았던 주거환경과 의료, 교육 분야의 사회공헌 사업을 확대하기로 결정했다. 의료분야의 수혜 인원을 기존 35명에서 50명으로 확대했으며, 청소년 진로프로그램을 추가로 개발했다. 또 노후주택 개보수 대상도 70세에서 100세로 확대한다.

어려울 때 도움이 되는 좋은 이웃으로 거듭나기 위한 재난구호 지원시스템 강화도 이뤄진다. LH는 2010년 ‘LH CSR+ 추진계획’을 통해 재난구호 지원시스템을 마련한 바 있다. 이후 포항 지진 등 국가적 재난이 빈번하게 발생한 것을 계기로 올해엔 재난발생시 즉각적인 지원이 가능하도록 LH 구호키트를 제작하는 계획을 세웠다. 표준화된 재난구호 키트를 사전 제작해 재난 발생시 전국 어디든 배송이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취지다.
LH의 사회공헌은 사회적 가치 창출로 진화하고 있다. ‘좋은 진화’를 목표로, 기존에 진행됐던 소셜 벤처 지원사업의 명칭을 변경하고 지원 규모도 확대하는 것이다. 청년들의 초기창업을 지원하던 소셜벤처 지원 사업은 ‘스타트 업(Start Up)’으로 이름을 바꾸고 지원 팀을 15개에서 17개로 확대한다. 여기에 ‘스케일 업(Scale Up)’ 사업을 신규로 편성, 도시재생과 주거복지와 관련된 소셜벤처 10개 기업의 직원들의 역량을 강화하고 사업비도 지원한다.

LH는 지방자치단체와의 역할분담을 통해 기존 36개의 ‘LH 행복꿈터’에 ‘공립형 지역아동센터’를 설치한다. 지자체에서 운영비용을 지원하고 LH에서 리모델링 비용을 부담하는 방식이다. 이 밖에도 LH는 임대단지 아동급식, 입주민 합동결혼식, 임대주택 아동 멘토링 등의 사업 대상을 확대한다. 임대단지 아동급식의 경우 급식의 질 개선을 위해 급식단가를 올렸으며, 아동 멘토링의 수준 향상을 도모하기 위해 멘토링 전문교육기관과 협업해 멘토에 대한 교육과 상담 등을 추가로 진행한다.
LH는 사회공헌 활동의 근본적 변화를 사내에 안정적으로 정착시키기 위해 임직원들의 자발적 참여를 독려한다는 계획이다. 회사가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며 사회공헌 활동을 강제하는 것이 아니라, 각 부서가 하고 싶은 역할을 회사가 지원하는 ‘좋은 조력자’ 역할에 집중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를 위해 LH는 우선 사회공헌 매뉴얼을 제작하고 사회공헌 자료실 개설을 통해 사회공헌에 대한 정보를 공유한다. 이어 부서별 사회공헌 수행 인력의 역량 강화를 다각도로 지원하고 ‘나눔왕 선발대회’ ‘사회공헌 사진전’ 등을 통해 즐거운 봉사활동을 위한 여건도 마련할 방침이다.
LH의 사회공헌 활동에 대한 진심은 박상우 사장의 신년사에서도 잘 드러났다. “LH가 양질의 민간 일자리 창출을 견인하고 동반성장 등 사회적 가치를 적극 실천해 사람중심경제 실현에 앞장서야 한다”고 강조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LH는 지난달 27일 서울 용산구 백범기념관에서 ‘사회적 가치 실현을 위한 LH 비전 선포식’을 개최했다.
LH 관계자는 “지난해 참여형 사회공헌 시스템 도입과 사회공헌 수혜자의 확대, 적극적인 재난구호 등 다각적인 활동을 통해 사회적 가치를 모범적으로 실현한 공기업으로 평가 받았다”며 “교육지원 및 일자리 제공으로 저소득층에 희망(Hope)을, 주거복지 및 의료지원을 통해 행복(Happy)을, 자발적 봉사와 지역상생을 통해 화합(Harmony)을 선사하고 최종적으로는 국민 삶의질(Life)을 향상시키겠다”고 밝혔다. 정재호 기자 next8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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