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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는 첨단산업, 中은 농산물… 서로의 아킬레스건에 ‘집중 폭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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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는 첨단산업, 中은 농산물… 서로의 아킬레스건에 ‘집중 폭탄’

입력
2018.07.05 18:17
수정
2018.07.05 20:53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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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관세폭탄 대상 품목은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한국일보 자료사진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한국일보 자료사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중국의 반발을 무릅쓰고 25%의 고율관세를 부과하려는 500억달러에 달하는 품목 대부분은 중국이 육성중인 첨단산업 분야에 집중되어 있다. 반면 수세적 입장인 중국은 대두(大豆) 등 트럼프 대통령의 표밭인 ‘팜벨트(농장지대)’ 에서 생산되는 농산품에 고율관세를 부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로의 아킬레스건을 노리는 형국이다.

지난 5월 미 연방정부 관보에 따르면 미국이 25%의 관세를 부과할 품목은 818개로, 중국의 10대 첨단산업육성 프로젝트인 ‘중국제조 2025’와 관련된 제품들이 대거 포함돼 있다.

고성능 의료장비, 바이오 신약, 산업용 로봇, 통신장비, 첨단화학제품, 항공우주 해양 엔지니어링, 전기차, 반도체 등 하이테크 제품들이 다수다. 품목은 추가될 수도 있다. 중국의 첨단기술제품 분야가 미국의 타깃이 되는 이유는, 이 분야에서 미국의 대중 무역적자 규모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2002년 148억달러였던 정보기술(IT) 분야 미국의 대중적자는 지난해 1,510억달러로 증가했다. 여기에 최근 중국은 특허판매 및 기술컨설팅과 관련된 기술무역분야에서도 미국을 빠른 속도로 추격하고 있다. 지난해 중국의 특허등록은 전년보다 13.4% 증가해 일본을 제치고 2위로 부상했는데, 이런 추세가 이어질 경우 1,2년 안에 특허등록건수에서 1위인 미국을 따라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미국은 로봇 및 항공 등 첨단분야의 중국인 유학생 유입 제한 조치와 함께 관세폭탄으로 중국의 첨단산업 기술력을 견제하겠다는 의지다.

반면 중국의 관세대상 품목은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을 겨냥하고 있다. 지난 4월 중국 국무원이 발표한 25% 관세대상은 14개 분야 106품목으로 대두와 옥수수, 미가공 면화, 신선ㆍ냉동ㆍ쇠고기, 담배 등 대부분 농산품이다. 중국은 지난해 미국산 대두를 약 3,200만톤, 140억달러 가량 수입했는데 이는 미국 전체 생산량의 3분의 1에 해당한다. 자동차, 항공기 등 제조업도 타깃이다. 중국은 지난해 캐나다에 이은 미국 자동차 수입 2위국이고 미국 보잉은 지난해 전세계 항공기 인도량의 26%(202대)를 중국에 팔았다. 따라서 중국의 행보는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인 농민과 제조업 노동자들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중국은 외국산 자동차에 대해 기존에 부과하던 관세 25%를 15%로 내리겠다는 입장이다. 결과적으로 추가 관세를 포함해 40% 관세를 부과 받는 미국산 자동차는 15% 관세만 매겨지는 외국산 자동차와 경쟁이 불가능해지는 처지다.

제현정 한국무역협회 통상협력실 차장은 “양국이 고율관세를 부과하기로 선언한 이후 물밑 접촉 여부가 파악되지 않고 있다”며 “어느 한 쪽이 물러서야 하는데 5일까지도 이런 움직임이 보이지 않고 있다”며 미중 무역전쟁의 현실화를 우려했다.

이왕구 기자 fab4@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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