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인도 방문 중 삼성전자 휴대폰 공장 준공식 참석 예정
취임 후 첫 삼성사업장 방문… 이재용도 참석할 듯
청 관계자, '이재용 재판 안 끝났는데 괜찮나' 질문에 “오면 왜 안 되나”
문재인 대통령이 인도ㆍ싱가포르 순방 중 9일 삼성전자의 인도 현지 휴대폰 공장 준공식에 참석한다. 문 대통령이 취임 후 삼성그룹 관련 일정에 참석하는 건 처음인데, 특히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도 행사에 참석해 문 대통령과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5일 “문 대통령이 8일부터 5박 6일간의 인도ㆍ싱가포르 순방 도중 삼성전자의 인도 노이다 신공장 준공식에 참석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공장은 삼성전자가 6억5,000만달러를 투자해 만드는 인도 최대 핸드폰 공장”이라며 “지금은 인도 핸드폰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1위지만, 중국계 기업들과 시장점유율 1%를 두고 싸우고 있어 격려 차원의 방문으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준공식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참석할 가능성도 높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그는 ‘이 부회장의 재판이 아직 끝나지 않았는데 문 대통령이 이 부회장과 삼성그룹 일정을 같이 하는 게 괜찮다고 판단하는 건가’라는 질문에 “(이 부회장이) 오면 왜 안 되는가”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삼성 측은 이 부회장의 일정에 대해 공식 확인을 피하고 있다. 하지만 삼성 안팎에서는 청와대의 전향적인 자세, 인도 휴대폰 공장의 중요도 등을 고려할 때 이 부회장의 참석이 거의 확정적인 것으로 보고 있다.
대통령과 이 부회장의 만남이 이뤄질 경우, 그간 소원했던 문재인 정부와 삼성 간 화해의 계기가 될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현 정부 들어 정부 고위 관계자의 삼성 방문이 사실상 처음인 데다, 문 대통령과 이 부회장의 만남 자체가 적지 않은 ‘정치적’ 메시지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최근 삼성에 대한 검찰, 공정거래위원회, 금융위원회 등의 전방위 압박 모드에 모종의 전환점이 될 수도 있다는 해석도 내놓고 있다.
다만 청와대는 지나친 정치적 해석을 경계하는 분위기다. 청와대 관계자는 “중국에서 현대차가 어려움을 겪을 때 대통령이 충칭(重慶) 공장을 방문해 격려했고, 신동빈 롯데 회장이 수감 중일 때도 중국 지도부를 만나 롯데의 중국 내 어려움 해소를 강조한 바 있다”며 “(대통령과 이 부회장의 만남을) 너무 정치적으로 해석하는 게 옳은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문 대통령의 인도 국빈 방문에는 대기업 14개사, 중견기업 12개사, 중소기업 55개사 등 총 100여명의 경제사절단이 동행할 예정이다.
이날 대한상공회의소가 발표한 사절단 명단에는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을 비롯해, 대기업 대표로 윤부근 삼성전자 부회장, 정진행 현대차 사장, 지동섭 SK루브리컨츠 대표이사, 안승권 LG전자 사장, 이재혁 롯데그룹 부회장, 김형국 GS칼텍스 사장, 이성수 한화디펜스 사장 등이 포함됐다. 또 동현수 두산 부회장, 박근태 CJ대한통운 대표이사, 김진현 CJ제일제당 부사장, 명노현 LS전선 대표이사 등도 동행한다. 대한상의는 “지난달 29일 주요 협회 대표와 연구기관,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심사위원회를 열어 인도에서 실질적으로 사업을 벌이는 전문경영인 위주로 사절단을 꾸렸다”고 밝혔다.
금융계에서는 김도진 IBK기업은행장,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위성호 신한은행장, 손태승 우리은행장, 김병원 농협중앙회 회장, 박진회 한국씨티은행장 등이 동행할 예정이다. 대한상의는 “주요 은행 가운데 하나금융지주는 사절단 참가 신청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김용식 기자 jawohl@hankookilbo.com 정지용 기자cdragon2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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