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총재 선거부터 지방당원 중요성 커져
이달 사이타마ㆍ가고시마 등 4개 현 방문
3연임 전제 7년 만의 日총리 단독 방중 검토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오는 9월 말 자민당 총재 선거 3연임을 겨냥한 정치 행보를 본격화하고 있다. 사학스캔들이란 악재에도 최근 내각 지지율 상승에 힘입어 3연임을 전제로 잇따른 지방 방문 및 10월 중국 방문을 추진하는 등 외교 활동에도 공을 들이는 모양새다.
아베 총리는 4일 사이타마(埼玉)현에서 열린 자민당 당원 모임에 참석, 사이타마현의 특산품인 배(梨ㆍ일본어로 ‘나시’)를 넣어 만든 카레를 시식했다. 그러면서 “패배 없는(なしㆍ일본어로 ‘나시’) 카레”라며 “이것을 먹으면 지지 않는다는 기분이 든다”고 말해, 총재 선거 3연임의 의지를 내비쳤다. 그는 또 “사이타마의 식재료가 들어간 카레를 많은 분들이 맛보면 좋겠다”고 덕담을 했다.
아베 총리는 7일 가고시마(鹿児島)현, 8일 미야자키(宮崎)현, 21일 효고(兵庫)현을 방문해 현지에서 열리는 당원 모임에 참석할 예정이다. 아베 총리가 지방 방문 일정을 잇달아 잡는 배경에는 총재 선거 3연임을 겨냥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사실상 총리를 뽑는 자민당 총재 선거는 당 소속 국회의원과 지방당원이 참여하는 투표로 진행된다. 1차 투표에서 과반을 확보한 후보가 없을 경우 국회의원과 지방당원(광역지자체를 대표한 47표)의 2차 투표로 결정된다. 지난 2012년 총재 선거와 달리 1차 투표의 지방당원이 300표에서 이번부터 국회의원과 동수인 405표로 늘었고, 2차 투표에서도 지방당원 47표가 적용되는 등 지방당원의 중요도가 이전보다 커졌다.
아베 총리는 2012년 총재 선거에서 지방당원 300표 중 87표밖에 얻지 못한 전력이 있다. 당시 경쟁자였던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전 간사장이 165표를 얻은 것에 비하면 절반 수준에 그쳤다가 2차 투표에서 역전한 것이다. 총리 3연임 여부를 결정할 총재 선거를 앞두고 지방당원과의 접촉에 적극 내서는 배경이다. 사이타마를 포함해 가고시마, 미야자키, 효고현은 2012년 지방당원 투표에서 아베 총리가 이시바 전 간사장에 밀린 곳이다.
일본 언론들은 5일 아베 총리가 10월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위해 중국 방문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9월 자민당 총재선거 3연임을 전제로 한 것으로 성사될 경우 일본 총리의 단독 중국 방문은 2011년 12월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전 총리 이후 7년 만이다. 그간 중일 간 정상회담은 국제회의 등을 통해 이뤄져 왔다. 오는 10월은 중일 평화우호조약 발표 40주년이 되는 때인 만큼 경제협력과 대북 공조를 통해 관계 개선에 나서겠다는 게 아베 총리의 심산이다. 도쿄=김회경 특파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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