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상계 ‘적폐 논란’ 중심에 섰던 전명규 한국체육대 교수(전 대한빙상경기연맹 부회장)의 비위 의혹이 교육 당국 조사 결과 일부 사실로 확인됐다. 교육부는 학교 측에 전 교수의 중징계를 요구하고 수사도 의뢰하기로 했다.
교육부는 한체대에 대해 두 차례 실시한 사안조사와 4월 문화체육관광부의 빙상연맹 감사 결과를 토대로 전 교수의 부절절한 복무와 빙상장 부정 이용 실태가 확인됐다고 5일 밝혔다. 전 교수는 한체대 빙상장을 관리하는 평생교육원장을 맡고 있는데, 절차에 어긋나게 사용된 사례가 대거 드러났다. 평생교육원 강사 2명은 타인 명의로 빙상장을 빌려 초등생들을 상대로 사설 강의를 했고, 한체대와 무관한 2명이 사용신청서를 위조해 빙상장을 대여한 사실도 적발됐다. 이 학교 체육학과 전직 조교 A씨는 허가 없이 전 교수 수업 시간에 자신이 지도하는 고교생들을 데리고 훈련하기도 했다. 교육부는 빙상장 관리가 부실하게 이뤄진 배경에 전 교수의 부당한 개입이 있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전 교수는 2013년 3월부터 올해 4월까지 총 69번에 걸쳐 수업시간 중 학교를 벗어나 복무 규정도 위반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차량출입기록 등을 확보해 전 교수가 수업 현장을 이탈한 정황을 포착했으며 학교 밖에서 무슨 활동을 했는지는 파악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교육부는 한체대에 전 교수를 중징계하고 빙상장 관리 소홀의 책임을 물어 관련자 10명에게 경고 등 신분상 조치를 할 것을 요구했다. 아울러 전 교수가 조교에게 학교발전기금 기탁과 골프채 구매 비용 대납을 강요했다는 이른바 '갑질' 의혹과 관련해서도 수사기관에 수사를 의뢰할 예정이다.
김이삭 기자 hiro@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