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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유학생 출신도, 잘 나가던 웹디자이너도 귀농하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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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유학생 출신도, 잘 나가던 웹디자이너도 귀농하는 이유는

입력
2018.07.05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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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부터 3일간 서울 서초구 양재동 aT센터에서 개최되는 ‘대한민국 귀농ㆍ귀촌박람회에서는 청년 귀농인들의 성공담을 직접 들을 수 있다. 노규석(왼쪽 사진) 태곡농원 대표와 이소희 청화원 실장도 귀농 사례를 공유할 예정이다. 농림축산식품부 제공
6일부터 3일간 서울 서초구 양재동 aT센터에서 개최되는 ‘대한민국 귀농ㆍ귀촌박람회에서는 청년 귀농인들의 성공담을 직접 들을 수 있다. 노규석(왼쪽 사진) 태곡농원 대표와 이소희 청화원 실장도 귀농 사례를 공유할 예정이다. 농림축산식품부 제공

영국 런던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귀국해 무역회사에서 일하던 노규석(37)씨는 2016년 경남 합천군으로 귀농해 1년 만에 연 매출 13억원을 올리는 ‘부농’으로 변신했다. 파프리카, 토마토, 오이 등을 재배하던 아버지의 농장을 물려 받은 노씨는 경영학도답게 농장에 신기술을 전면 도입해 매출을 20% 끌어올렸다. 센서를 통해 온실의 온도, 습도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하고, 컴퓨터로 온실 환경을 자동으로 제어할 수 있는 네덜란드의 수경 재배 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스마트팜 시설 구축에 매달린 결과다. 도시에서의 안정적인 삶을 포기했지만 농촌에서 땀 흘려 얻은 과실은 훨씬 달콤했다.

서울에서 웹디자이너로 일하던 우주혁(39)씨는 귀농 후 24명의 조합원을 이끄는 ‘청년농부협동조합’ 이사장으로 새 삶을 살고 있다. 2009년 직장을 그만두고 강원 원주시로 귀농한 우씨는 혼자 고군분투하는 방식을 버리고 젊은 농부들과 의기투합해 조합을 결성했다. 인터넷을 이용한 마케팅과 판로 개척을 위해서였다. 우씨는 조합 홈페이지를 중심으로 고구마, 배, 감자, 산나물 등 다양한 농산물을 판매하면서 연 매출 3억원 달성에 성공했다.

농촌에서 새 삶을 찾는 청년 귀농인들이 늘어나면서 고령화, 도농 격차로 침체됐던 농촌에 새 바람이 불고 있다. 28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귀농인 중 30대 이하 청년층 비율은 꾸준히 늘고 있는 추세다. 지난해 전체 귀농인 1만2,630명 중 30대 이하의 비율은 10.5%(1,325명)으로, 2015년(1,150명ㆍ9.6%) 2016년(1,340명ㆍ10.4%)에 이어 3년째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농촌에 유입된 청년들은 1차산업으로만 여겨졌던 전통 농업을 새로운 산업으로 탈바꿈시키고 있다. 유치원 교사로 일하던 이소희(31)씨는 아토피가 심한 어린이들의 치료 방법을 고민하다가 2015년 고향인 경북 문경시로 귀농해 가족이 운영하던 체험농장 ‘청화원’에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농장에 머물면서 유기농 농산물을 직접 수확하거나 장, 장아찌 등을 담글 수 있는 프로그램이 인기를 얻고 있다. 프랑스의 명문 요리학교인 ‘르꼬르동블루’에서 파티쉐(쿠키, 과자 등을 만드는 제과사) 과정을 수료한 김지은(33)씨는 2007년 경기 여주시로 귀농한 뒤 가족들과 함께 체험목장인 ‘은아목장’을 운영하고 있다. 프랑스 유학 경험을 살려 목장에서 유제품을 만드는 김씨는 지난해 목장이 8억원의 매출을 올리는데 기여했다.

농식품부는 6일부터 8일까지 서울 서초구 양재동 aT센터에서 청년 귀농인들의 성공담을 들을 수 있는 ‘2018 대한민국 귀농ㆍ귀촌박람회’를 개최한다. 청년 및 여성 귀농인의 강연, 스마트팜 창업 컨설팅, 선배 귀농인들의 멘토링 등이 진행될 예정이다.

세종=이현주 기자 mem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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