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판곤 대한축구협회 부회장 겸 국가대표감독선임위원장이 차기 대표팀 사령탑 선임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대한축구협회는 5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정몽규 회장, 김판곤 위원장, 홍명보 전무가참석한 가운데 기자 간담회를 열어 한국 대표팀이 치른 러시아월드컵을 돌아봤다.
가장 큰 관심사인 대표팀 감독 선임에 대한 이야기도 자연스럽게 오고 갔다. 선임위는 이날 오후 회의를 열어 월드컵을 끝으로 계약이 종료된 신태용 감독의 거취를 결정할 계획이다.
김판곤 위원장은 “(우리 선수들이) 국민의 기대치를 충족시켜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었던 것 같다. 손흥민은 경기할 때 웃는 모습이 좋았는데 웃음이 사라져서 얼마나 부담이 많은가 생각했다”며 “선임위원장으로서 이 선수들을 위해 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 국가대표팀의 체질을 개선해 (선수들의) 부담이 줄어들면 하는 마음이 있었다”고 전했다.
신 감독에 대한 재신임 여부에 대해서는 “오늘 오후에 있을 선임위 회의가 끝난 뒤 말씀 드릴 수 있는 내용은 전할 생각이다”고 말을 아끼면서도 “한국 축구 철학에 맞는 감독이 있고 그들의 동향을 파악하고 있다. 가장 강력한 팀을 만들기 위해 우리에게 필요한 건 유명한 감독이 아니라 유능한 감독”이라고 말했다.
정몽규 회장도 “신태용 감독을 유임하게 될지 혹은 새로운 감독을 선임하게 될지 명확하게 결정된 것은 아니다”며 “만약 외국인 감독이 온다면 최대한 활용해서 제대로 된 시스템을 만들 수 있는 지도자를 찾을 생각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16강 진출 실패로 국민의 기대에 못 미친 부분에 대해서는 죄송하게 생각한다”면서도 “신 감독이 월드컵 최종예선 2경기를 치르며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신 감독의 실험에 대한 많은 비판을 공감하지만 실험과 도전정신이 너무 폄하되는 것 같다. 김민재라는 대형 수비수 발굴과 조현우, 이승우, 윤영선, 주세종 등을 과감하게 기용해 대표팀의 운용 폭을 넓힌 건 평가할 만하다”고 신 감독의 공과를 함께 조명하자고 당부했다.
앞으로 한국 축구 발전을 위한 구상도 드러냈다.
정 회장은 “이번 월드컵을 통해 느낀 건 기술의 문제다. 대표팀은 세계적인 수준에서 부족했다. 독일전 승리는 성과지만 투지보다는 온전한 경기력으로 승리하는 게 중요하다”며 “기술은 유소년 축구 문제로 귀결된다. 유소년부터 체계적인 교육을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홍명보 전무 역시 “어떻게 (한국 축구를) 발전시켜나가야 하는지, 어떤 환경을 만들어줘야 하는지 고민을 안고 왔다”며 “지난 7개월 동안 많은 것과 부딪혔지만 축구협회만 할 수 있는 일이 아닌 걸 느꼈다. 축구협회뿐 아니라 함께 고민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했다. 축구를 사랑하는 분들께 돌려주는 행정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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